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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홈 충돌 합의 판정, 더 중요한 슬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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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홈 충돌 합의 판정, 더 중요한 슬라이딩

입력
2016.04.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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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최정(왼쪽)이 8일 인천 LG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SK

올 시즌 첫 홈플레이트 충돌 합의 판정이 나왔다.

지난 12일 잠실 LG-롯데전 11-10으로 롯데가 뒤진 9회초 1사 1ㆍ2루에서 롯데 2루 주자 손아섭은 황재균의 내야 안타 때 홈으로 파고 들었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홈으로 포수 정상호에게 송구했고, 정상호는 손아섭을 태그 아웃시켰다.

이에 조원우 롯데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심판은 판독 결과 번복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은 조 감독이 어필할 만 했다. 정상호가 송구를 받기 전 홈플레이트를 완벽하게 비워줬다고 보기 어려웠다. 때문에 손아섭은 머리로 들어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 아닌 다리로 들어가는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먼저 들어가면 포수와 충돌 시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올 시즌 선수 부상을 막기 위해 새로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조항을 만들었다. 이 조항에 따라 포수는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자의 길을 막을 수 없고, 위반하면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할 수 있다. 다만 포수가 송구를 받으려는 정당한 시도 과정에서 주자의 주로를 막게 되는 경우는 규칙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 심판진은 손아섭의 아웃 과정을 후자로 판단한 것이다.

앞선 사례는 예외로 볼 수 있지만 홈 충돌 방지법은 각 팀들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자주 연출했다. 같은 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kt전에서는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1루에서 안타를 친 넥센 고종욱이 1, 2루 협살에 걸리자 1루 주자였던 서건창이 홈까지 뛰어 들어 결승 득점을 올렸다.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볼 수 있었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태그 전 홈을 먼저 터치했다.

10일 잠실 두산-넥센전에서는 4회말 2사 만루 두산 정수빈의 유격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에 이어 2루 주자 김재호까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올렸다. 또 8일 인천 SK-LG전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SK 박정권의 우중간 안타를 처리하던 LG가 중계 플레이 중 공을 흘리자 최정은 3루에서 멈췄다 홈으로 뛰어 들어 경기를 끝냈다. 최정은 경기 후 "주루코치 사인을 못 보고 귀루했다가 다시 뛰었는데 포수가 크로스 타이밍(공을 잡고 옆으로 태그하는 동작)이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사실 각 팀들은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주루 훈련에 집중을 했다. 홈 충돌 방지 조항이 생기기 전까지 팀 내부적으로 부상 위험 탓에 홈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못하게 했지만 지금은 포수가 길을 열어줘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김경문 NC 감독은 "홈 충돌 방지법이 생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비중이 높아졌다"며 "도루로 2루에 들어갈 때 머리로 들어가는 것이 더 빠른 것처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태그 부위가 손등뿐이라 주자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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