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5년 차 ‘중고 신인’ 신재영(27ㆍ넥센)이 팀 마운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넥센이 기다리던 토종 선발에 대한 희망도 커진다.
대전고-단국대를 졸업한 신재영은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입단했다. 하지만 1군 무대는 멀었다. 퓨처스(2군) 리그에서만 뛰던 그는 2013년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넥센으로 이적했다. 당시 넥센과 NC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해 넥센은 송신영(현 한화), 신재영을 받고, 지석훈과 박정준, 이창섭을 내줬다. 넥센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친정팀으로 돌아온 송신영에게 모든 이목이 쏠리면서 신재영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는 2013시즌이 끝난 후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기회가 왔다. 지난해 9월 제대 후 일본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스프링캠프 막바지 선발 전환을 준비하던 조상우마저 팔꿈치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한 넥센은 신재영을 선발 자원으로 낙점됐다. 시범경기에서는 5차례 등판해 12이닝 동안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신재영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올해는 신중하게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며 손꼽아 기다리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신재영은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정말 쉽지 않더라”고 돌아봤다. 긴장을 떨치지 못한 그는 1회에만 4안타를 내주고 2실점하는 등 고전했다. 신재영은 “초반에 제구가 마음대로 안 됐다. 포수 (박)동원이에게 혼났다. 왜 그러냐고, 이렇게 공을 던지려고 올라왔냐고 하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며 웃음지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신재영은 이날 7이닝 8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따냈다. 1군 데뷔전에서 무사사구로 선발승을 따낸 건 2002년 김진우, 2009년 홍상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12일 kt전에서는 6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ㆍ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13⅔이닝 연속 무사사구로 공격적인 피칭과 함께 안정된 제구력을 뽐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신재영의 공격적인 피칭이 팀을 즐겁게 만들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재영은 “첫 등판때보다는 떨리지는 않았다. 던지다 보니 점점 편안해졌다”며 1군 무대에도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재영의 호투는 넥센의 약점까지 지우고 있다. 확실한 토종 선발이 없다는 건 넥센이 지난 몇 년간 해결하지 못한 고민이다. 하지만 신재영의 등장으로 넥센 마운드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아직 주변의 관심이 얼떨떨한 그는 조금씩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신재영은 “올해 첫 목표는 1군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제 그 목표를 이뤘으니 7~8승은 하고 싶다”며 “준비를 많이 해왔다. 준비한 것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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