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매력. 배우 신세경에게는 야무진 외모와 달리 허당기가 많다. 언뜻 비치는 차가운 모습에 다가서기 힘들지만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나누다 보면 친구, 언니, 동생 삼고 싶어진다. 아니다, 반했다. 신세경에게 말이다. 이런 게 '걸크러시'인가 싶다.
-50부작 '육룡이 나르샤'(육룡이)를 끝마쳤다.
"7개월 가량 드라마를 촬영하기는 처음이다. 과거 '지붕뚫고 하이킥'을 1년 가까이 찍은 적이 있지만 시트콤이었다. 장르가 다른 만큼 느낌도 다르다."
-끝난 게 실감은 나나.
“아직 아니다. 촬영을 일상처럼 긴 시간을 보냈나 보다. 사흘 가량 인터뷰를 하며 조금씩 마무리를 짓는 느낌이다."
-종영 소감은.
"균형이 딱 좋았다. 시청자들은 취향에 따라 의견이 다른데 정치적인 이야기와 액션, 멜로의 밸런스가 적절하게 맞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작과 텀을 두지 않고 작품에 들어갔다.
"작가들과 미팅 전에 대본을 받았는데 '냄새를 보는 소녀'를 끝낸 지 얼마 안된 터라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가 캐릭터 비중이 워낙 커 스케줄이 살인적이었다. 그럼에도 확신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어떤 점에 확신을 했나.
"분이가 마음에 쏙 들었다. 좋아하는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이었다. 사람마다 취향이긴 한데 내가 끌리는 여자 캐릭터다. 실은 내가 그런 성향이 없어서다."
/-신세경은 어떤데.
"되게 겁이 많고 두려워하고 새로운 것, 변화를 무서워한다. 예를 들자면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즐겁고 결과도 만족스러운데 겁을 낸다. 사실 두려워할 일이 아닌데 익숙한 환경과 달라 낯설다. 아무리 빠른 지름길이 있어도 가던 길만 가는 게 나다."
-왜 그런가.
"어릴 때부터 일을 해서 (양 손을 둥글게 맞대며) 바운더리 안에서 익숙한 사람들만 대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익숙해지는 과정들이 어릴 때는 힘들었다.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육룡이'는 전작들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남녀주인공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작품들에서는 어떤 걸 해야지, 이런 호흡을 해야지 하는 고민을 계속 했다. 반면 '육룡이'는 뭔가를 다 하기 보다 명확하게 분이를 드러낼 때, 한 발 빠져야 할 때,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할 때의 고민을 농도 짙게 했다."
-작가나 감독으로부터 연기 지도를 받았나.
"나에게 뭔가를 요구하기보다 온전히 믿고 맡겼다. 그래서 생각의 틀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았나.
"연기보다 전작을 끝낸 지 얼마 안됐는데 촬영에 들어가는 부담이 더 컸다. 50부작 드라마를 해보지 않은 부담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너무 좋은 경험을 했다."
-유아인과의 호흡은 어땠나.
"이방원 캐릭터는 선과 악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유)아인 오빠가 두려움 없이 연기를 해줬다. 그런 자유로운 모습은 닮고 싶은 부분이다. 오빠와 사적인 대화를 거의 나눠본 적은 없다. 연기하느라 내 코가 석자였다."
-2004년에 데뷔, 13년 차인데 슬럼프는 없었나.
"슬럼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최근에 정신적으로 힘든 적이 있었는데 작업한 사람들이 좋아서 이겨낼 수 있었다."
-고민이 있나.
"배우로서 고민은 늘 있는데 오래 안고 있는 편은 아니다. 대신 강아지가 다리가 아파 고민이다. 손톱을 물어 뜯어 예쁘지 않은 것도 고민이고(웃음)."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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