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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임금 오른 뒤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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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임금 오른 뒤 우울증↓

입력
2016.04.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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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최저임금제가 도입돼 임금이 오르자, 노동자들의 우울증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메디컬익스프레스는 13일 “옥스퍼드대, 리버풀대 등 학자들이 공동 연구한 결과를 학술지 ‘보건경제학’ 최신호에 발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영국에선 지난 1999년 4월 1일 최저임금제(당시 시간당 3.6파운드)가 도입됐다. 연구팀은 1998년 9월 기준 시간당 3.6파운드 미만을 받던 저임금 노동자들 가운데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3.6~4파운드를 받게 된 사람들의 정신건강 관련 변화를 추적 조사했다.

조사 대상과 기본 데이터는 영국 정부의 가구 패널 조사(BHPS) 대상 인구집단에서 추출했다. BHPS는 전국 약 5,500 가구와 개인 1만명을 표본 추출해 1991~2009년 생활상태 등을 장기 추적 조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후 통상 우울증 등 정신건강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일반건강설문’(GHQ)을 이용해 설문 조사를 하고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임금이 오른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크게 좋아졌다. 공동연구자인 데이비드 스터클러 옥스퍼드대 교수는 “그 개선 정도가 항우울제 복용 효과와 같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비슷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임금 노동자들인데도 (최저임금제 도입에도 고용주가 법률을 지키지 않아 한동안) 임금이 오르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이런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기존에 저임금 노동자 임금인상에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는 “인상을 할 경우 흡연이나 근로조건 악화 등 건강을 해치는 일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임금이 오른 노동자들의 흡연율과 흡연량이 늘어나지 않았고, 노동시간이 짧아지거나 실직할 위험이 더 커지거나 하지도 않았다고 보고했다. 주 저자인 옥스퍼드대 사회학과의 애런 리브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크게 향상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며, 이번에 도입된 생활임금 역시 단시일 내에 유사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법정 최저임금 제도를 대체하는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생활임금은 물가를 반영해 근로자와 그 가족이 기본적 생활을 꾸릴 수 있는 수준의 임금개념이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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