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유엔 방문(본보 11일자 1ㆍ 3면)을 공식 확인했다.
유엔의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11일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22일 열리는 파리협정 서명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지난해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에 대해 당사국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서명하는 절차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주재하는 이 서명식 행사에 130여개 국가들이 대표단을 보내며, 미국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리 외무상과의 조우 가능성도 점쳐진다.
리 외무상은 또 21일 유엔총회 의장 주관으로 열리는 지속가능개발 고위급 토론에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유엔 총회의장실이 11일 회의 참가국 대표부를 상대로 가진 설명회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외교관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은 이 연설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비판하는 한편, 평화협정 체결을 내세워 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외무상은 방미기간 공식ㆍ비공식의 북미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북미 대화가 당장 성사되기는 어렵다.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케리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 강화와 동시에 비핵화 시 얼마든지 북한과의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한반도 평화협정과 불가침 조약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고, 경제적 지원과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를 환영할 준비도 돼 있다. 만약 원한다면 한국과 통일 문제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렸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하겠다는 결정을 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북핵 정국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다.
리 외무상이 유엔 방문 중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가질 지도 주목된다. 두자릭 대변인은 “만남을 확인해줄 수 없고, 만남에 대해 코멘트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리 외무상이 2014년과 2015년 정기 유엔총회에 방문했을 때 모두 면담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 총장은 당시 면담에서 방북 의사를 타진해 긍정적 반응을 얻으면서 방북이 추진됐으나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벽에 부딪혔다.
한편, 우리 정부는 22일 파리협정 서명식에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고, 21일 열리는 지속가능개발 고위급 토론의 참석자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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