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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안전, 과학에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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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안전, 과학에 맡기세요”

입력
2016.04.1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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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최 안전기술포럼 열려

노인 전용 수저·디지털 실 등 눈길

‘끝 부분이 고리 모양으로 구부러진 노인 전용 수저, 0.2초 만에 넘어지는 동작을 감지해 에어백을 터뜨리는 허리띠, 데이터를 전송하는 디지털 실….’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회 국민안전기술포럼’에서 소개된 고령 친화 제품들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 주최로 열린 행사에선 고령화 시대의 안전한 삶을 위한 과학계의 노력과 성과가 소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중소기업 위드_벗이 공동 개발한 고령자용 주방 용품은 이날 큰 호응을 얻은 제품이다. 나이가 들면 손가락 같은 말단 근육을 섬세하게 움직이기 어려워 수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숟가락 끝을 고리 모양으로 구부려 이를 방지한 고령자용 수저와 포크를 내 놨다. 전기포트의 뚜껑도 공처럼 둥글게 디자인해, 열 때 뚜껑 안쪽에 맺힌 물이 손에 닿지 않도록 배려했다. 손잡이는 플라스틱과 실리콘을 섞은 소재를 써,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구현했다. 시제품을 만든 최현석 생기연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과 수출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끝을 구부려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디자인한 고령자용 포크. 위드_벗 제공
끝을 구부려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디자인한 고령자용 포크. 위드_벗 제공
손잡이는 길고 신축성 있게, 뚜껑은 둥글게 만들어 떨어뜨리거나 화상 입을 위험을 줄인 고령자용 전기포트. 위드_벗 제공
손잡이는 길고 신축성 있게, 뚜껑은 둥글게 만들어 떨어뜨리거나 화상 입을 위험을 줄인 고령자용 전기포트. 위드_벗 제공

생기연은 디지털 실이라고 불리는 전도성 섬유도 선보였다. 연구진은 데이터 전송이 되는 이 실로 소프트웨어기업 네무소프트와 함께 건강관리용 옷을 만들었다. 심장박동이나 혈압 등 생체신호 측정기를 디지털 실과 연결하면 각종 정보들이 병원으로 바로 전송될 수 있다.

고령자의 이동을 돕는 전동식 침대에는 보호자의 편의를 고려해 높이를 조절하고 회전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김홍석 생기연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사업화 전망이 밝다”고 기대했다.

누운 채로 호스를 연결해 변을 빨아들이는 배설지원 기기, 미세한 거품을 내 적은 양의 물로 머리를 감는 헤어 샤워기, 낙상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허리 에어백 등도 개발 완료 단계다. 김동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고령화 제품은 사람마다 원하는 기능이나 형태가 달라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이 적합하다”며 “대학과 연구기관, 중소기업들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안전기술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이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안전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안전기술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이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안전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이날 참석자들은 정책적 노력도 주문했다. 고령자를 위한 교통체계를 연구하는 손준우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늘고 있는 비보호 좌회전은 순간적으로 앞차와의 거리를 판단하고 속도를 조절해야 해 고령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고령화 시대에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병원과 함께 생활보조 로봇을 개발 중인 정성현 현대중공업 상무는 “산업용 로봇은 안전규격이 엄격한데 반해 생활보조 로봇은 관리기준이 거의 없다”며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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