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멀다 하고 당명을 갈아치우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 정당들의 잦은 명칭 변경 관행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특히 1955년 민주당으로 창당한 이래 현재까지 스무 차례나 이름을 바꾼 현 더불어민주당의 사례를 들면서 “정당 지도부가 바뀌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당 명칭을 변경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1800년대 중반이래 동일한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민주ㆍ공화당과 달리 한국 정당들은 내부 분란이나 선거 패배 등 위기를 극복하는 도구로서 당명을 수시로 바꾼다고 전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 과정을 소개하면서 “2000년 이후 무려 열두 차례나 당명이 오락가락했을 정도이다”라며 “TV 뉴스 앵커들마저 간혹 당명을 잘못 말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정당들의 잦은 당명 변경 관행에 대해 WSJ은 “한국 정치인들은 당명이 오래되면 낡은 무기를 들고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새 이름을 고르는 과정은 마치 몸에 어울리는 보석을 선택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당명이 자주 바뀌는 만큼 로고와 상징 색들도 마찬가지로 변경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낭비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신문은 “한국 정치권에선 당명을 바꿀 때 상징 색에도 변화를 주는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며 “플래카드, 포스터 등을 다시 만들고 당사 외벽 색깔도 새로 칠하느라 2주 넘게 시간이 소요된다”고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한편 WSJ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포장지를 바꾼다고 해서 선물이 달라진다고 누가 믿겠는가”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당들의 잦은 당명 교체 전략이 별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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