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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퇴계와 두향의 사랑, 청풍호 옥순봉

입력
2016.04.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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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수산면 충주호 호반에 위치한 옥순봉은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인 단원 김홍도가의 그림 옥순봉도가 아직도 남아있을 만큼 그 당시에도 빼어난 풍경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황사와 미세먼지, 안개가 겹쳐 뿌옇게 보이는 옥순봉의 풍경이 마치 조선시대 풍경화처럼 보인다. 앞쪽으로 보이는 기암 봉우리가 옥순봉이고 뒤쪽으로는 구담봉과 강선대 자락이 보인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충북 제천 수산면 충주호 호반에 위치한 옥순봉은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인 단원 김홍도가의 그림 옥순봉도가 아직도 남아있을 만큼 그 당시에도 빼어난 풍경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황사와 미세먼지, 안개가 겹쳐 뿌옇게 보이는 옥순봉의 풍경이 마치 조선시대 풍경화처럼 보인다. 앞쪽으로 보이는 기암 봉우리가 옥순봉이고 뒤쪽으로는 구담봉과 강선대 자락이 보인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충북 제천 충주호에는 기암들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이 줄지어 서있다. 청풍호로도 불리는 이곳의 으뜸 명승지 옥순봉(玉筍峯)이다. 희고 푸른 석벽들이 마치 옥빛 죽순처럼 솟아났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옥순봉은 제천과 단양에서 나란히 절경에 포함시켰는데 여기에는 조선조 석학 퇴계 이황과 기생 두향이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인과 사별 후 단양군수로 부임한 이황이 관기(官妓) 두향이의 청으로 옥순봉을 단양 땅에 넣어달라 청풍부사에게 부탁했지만 거절당하자 절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겨 단양관문으로 정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은 이황이 풍기군수로 옮겨가며 끝이 났고 두향이는 퇴계 사후, 그와 노닐던 옥순봉 뒤 강선대에서 남한강으로 몸을 던졌다.

옥순봉에서 움튼 둘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났지만 강선대 위쪽 두향의 묘에는 지금 이름 모를 봄꽃들로 그득하다. 청풍호 유람선에서 위를 바라보면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주인공이 몸을 던진 깎아지른 절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티미디어부 차장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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