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김세영(23ㆍ미래에셋)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할 때부터 대회 마지막 날 중요한 승부를 앞두면 항상 빨간 바지를 입는다. 타이거 우즈(41ㆍ미국)가 대회 마지막 날 빨간 티셧츠에 검은 바지를 입는 것처럼 이제 김세영에게 빨간 바지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는 KLPGA 투어 통산 5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일궈내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중 4번을 빨간 바지와 함께 했을 정도다. 덕분에 그는 ‘공포의 빨간 바지’란 또 다른 별명까지 얻었다.
‘공포의 빨간 바지’ 명성은 미국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2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 때 마지막날 빨간 바지를 입고 보란 듯이 역전 우승을 했다. 이어 4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18번홀에서 극적인 칩샷으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간 후 샷 이글로 마법과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김세영이 또다시 하와이에서 빨간 바지의 마법을 재현할 수 있을까.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이 14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의 코 올리나GC(파72ㆍ6,383야드)에서 열린다.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에 오른 김세영은 루키 시즌 거둔 3승을 모두 섬(바하마섬, 하와이 섬, 중국 하이난 섬)에서 일궈냈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시즌 첫 컷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김세영은 지난해 기적을 연출했던 하와이섬에서의 영광을 재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준우승자 박인비(28ㆍKB금융그룹)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다. 시즌 개막전에서 등 부상을 당한 뒤 한동안 주춤했던 박인비는 KIA 클래식 준우승에 이어 ANA 인스퍼레이션 공동 6위로 확실히 감을 잡은 모습을 보였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도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출전한 6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 3위 1회를 기록했다.
이 밖에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와 김효주(21ㆍ롯데)를 비롯해 지난주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장수연(22ㆍ롯데) 등이 출전해 우승 경쟁을 벌인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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