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이 남긴 말씀 중에는 명언 이상의 기지와 지혜의 경구도 있다. 경험과 성찰에서 나온 금과옥조의 어구는 영어로 aphorism이라고 하는데 의학의 아버지 Hippocrates가 그의 aphorism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의학의 지침서로서 aphorisms는 본래 ‘구별’‘정의’ (distinction, definition)의 뜻으로 쓰였는데 그러한 지침의 언어가 훌륭하여 ‘금언’ ‘경구’로도 해석된 것이다.
Aphorisms 첫 문장은 ‘Life is short, art long, opportunity fleeting, experience deceptive, judgment difficult.’라는 말이다. 그런데 라틴어 버전 ‘Ars longa, vita brevis’이나 그리스어 버전에서 art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미술이나 예술(fine art)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오늘날의 technique이나 craft에 가까운 ‘기술’의 뜻이었다. 히포크라테스가 강조한 뜻은 의술을 익혀야 하는데 인생은 짧고 시간은 적다는 것이었다. 중세기에 나온 해설에서도 ‘The life is so short, the craft is so long to learn’ 식으로 기술 습득의 시간이 적다는 것을 의미했고 1세기에도 이미 ‘The day is short, the labor vast, the workers lazy.’ 같은 말이 있었다.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같은 말도 격언보다는 경험에서 얻어진 경구(警句)에 가깝다. ‘중용이 최고’(Moderation is the best policy.)라는 말은 처세나 철학을 말해주고 격언이 오랜 세월 사용되며 전해진 것을 adage(금언)라고 부른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Where there's smoke, there's fire.)가 좋은 예다. 그러나 어느 말이 경구이고 어느 말이 금언인지의 구별이 명쾌한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경구로 분류된 ‘기름과 물은 섞이지 않는다’(Oil and water don't mix.)는 것이나 ‘싼 게 비지떡’(You get what you pay for.)도 이치와 논리의 말이다.
수긍이 가고 이치에 맞는 말은 격언이 되지만 새겨듣고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면 금언 경구의 표현이 되는데 ‘티끌 모아 태산’(A penny saved is a penny earned.)이 좋은 예다.‘Little strokes fell great oaks.’(조금씩 찍으면 떡갈나무도 쓰러진다)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경우 없다’는 의미도 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의미도 된다. ‘망설이면 기회를 놓친다’는 ‘He who hesitates is lost.’‘Strike while the iron is hot.’ ‘Look before you leap.’ 가 있고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이나 ‘Opposites attract.’도 유사한 뜻으로 쓰인다. 그것이 격언이든 금언이든 공통점은 모두 간단명료하고 압축된 언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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