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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재일 학도의용군' 이봉남 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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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재일 학도의용군' 이봉남 씨 별세

입력
2016.04.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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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일본에 살던 한국인으로, 자진해서 한국으로 건너와 북한군과 싸웠던 이봉남 씨가 지난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12일 국가보훈처와 유족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백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일본 도쿄에 살던 이 씨는 조국에서 영면하고자 이달 9일 한국에 입국한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씨는 광복 이후 일본에 살고 있었으나 한국전이 발발하자 대한민국을 수호하고자 전쟁에 뛰어든 재일 학도의용군이다. 당시 학업이나 생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건너온 재일 학도의용군은 642명에 달한다. 이 씨는 한국전 발발 당시 31세로,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결혼해 자녀까지 두고 있었으나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싸움에 나섰다.

생전의 이 씨는 “조국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듣고 또다시 나라를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참전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씨는 한국전이 끝나고 일본으로 돌아가서 재일 학도의용군 동지회장으로 활동하며 역사가 재일 학도의용군을 기억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았다.

유엔군에 속해 한국으로 건너온 재일 학도의용군은 전세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으며 원산·이원 상륙작전, 갑산·혜산진 탈환작전, 백마고지 전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재일 학도의용군은 ‘세계 최초의 유학생 학도의용군’으로도 불린다. 1967년 중동전쟁 때 외국 유학 중이던 이스라엘 청년들이 조국으로 돌아간 것보다 17년이나 앞선다. 재일 학도의용군 전사자는 135명에 달하지만 미군에 배속된 탓에 오랫동안 한국군 전사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들은 1992년에야 한국군 전사자로 인정됐고 2014년에는 이들을 기리는 충혼비가 도쿄에 세워졌다.

정부는 작년 2월 이봉남 씨를 포함한 재일 학도의용군 노병들에게 호국영웅기장(메달)을 수여했다. 현재 생존 중인 재일 학도의용군은 약 30명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황호숙 씨와 아들 종원 씨 등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중앙보훈병원이며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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