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큰 맘 먹고 발급받은 직장인 A씨는, 지난 달에는 전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혜택을 받으면 해당 결제건을 전부 실적에서 제외한다는 카드사 약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두 달 전, 1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카드로 사용했지만 실제 전월 실적은 10여만원에 불과했다.
혜택 받으려면 혜택을 받지 말라는 이상한 카드사 약관에, 소비자들이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이 할인ㆍ적립 등 혜택을 받은 결제 건 전체 금액을 '전월 실적'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경우가 늘었다. 때문에 카드를 아무리 많이 써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황당한 일이 많아졌다.
<p style="letter-spacing: -0.68px; line-height: 30.6px; word-spacing: 3.4px;">신한카드의 '큐브', 현대카드의 'M'시리즈, KB국민카드의 '다담카드', 하나카드의 'Touch1' 등, 각 카드사의 인기 상품 상당수가 이런 약관을 따른다. 주유 혜택 카드 등 특정 분야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들은 대부분이 그렇다.
<p style="letter-spacing: -0.68px; line-height: 30.6px; word-spacing: 3.4px;">이런 약관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소비자가 몇 만원의 혜택을 받기 위해 굳이 해당 신용카드로 수십만원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기 상품, D카드 사용자는 혜택처에서 제공하는 7~10% 할인을 받기 위해서, 굳이 혜택이 없는 곳을 찾아 전월 실적 충족 조건, 30만원을 채워야 한다. 혜택처에서 30만원을 쓴다고 하면 혜택금액은 3만원이 채 안된다.
특히 다용도 카드는 문제가 크다.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쇼핑, 등과 대중교통, 커피숍 등으로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전월 실적을 채우기 위해 혜택이 없는 곳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할 수도 있다.
한 소비자는 "혜택을 받으려고 일부러 혜택을 받지 말아야 하는 황당한 약관이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광고에서는 혜택만 강조하는데, 설계사도 잘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필수 안내조건으로, 카드 설계사가 카드 발급에 앞서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실적 제외 기준이 까다로운 상품은 상대적으로 실적금액도 낮다. 상품 특성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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