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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웃사이더 "진짜 강해질 이유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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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웃사이더 "진짜 강해질 이유 생겼다"

입력
2016.04.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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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인생을 바꾸는 존재가 한번쯤 나타나기 마련이다. 래퍼 아웃사이더에겐 지난달 세상에 태어난 2세가 그렇다. 결혼 4년 만에 얻은 귀한 딸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웃사이더는 2012년 군 복무 중 올린 결혼식부터 숭고한 사연을 품고 있었다. 그 무렵 아내가 암이라는 병마와 싸워야 했다. 수술, 방사선 치료 등으로 2세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렇게 찾아온 천사 같은 딸이라서 태명부터 신이 내려준 선물, '신선이'이었다.

정규 4집 리패키지 앨범 '비컴 스트롱거 (Become Stronger)'로 돌아온 아웃사이더는 삶, 음악에 대한 자세가 180도 바뀌었다. 갈등, 투쟁적인 태도를 버렸다. 아버지로서, 래퍼로서, 시대를 살아가는 한 남자로서 할 일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방송 활동은 3년 만이다. 뭐하고 지냈나.

"토크 콘서트 150회, 책도 냈고, 음반도 냈는데 방송 활동을 쉬다 보니 주변에서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결혼 생활도 컸다(웃음). 어느 순간 나에 대한 설명이 모두 과거형이더라. 나는 움직이고 있는데 멈춰있나 싶었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즐기자는 마음이다."

-왜 3년이나 쉬었나.

"중요한 시기의 3년이었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가고, 회사 독립, 전 소속사와 소송도 했다. 크고 작은 일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숨고 싶었다. 밖으로 보이는 게 싫었다."

-어떻게 보면 고갈된 에너지를 채운 시간이었겠다.

"음악과 조금 멀어진 상태로 살다 보니 가장 평범한 삶이었다. 남들과 다른 것만 추구했는데 오히려 동질감으로 더 많은 공감대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이 귀한 딸을 얻었다.

"태명이 '신선이'다. 신이 내려준 선물이란 뜻이다. 군 복무 중 아내가 암 수술, 방사선 치료 등을 받아서 아이는 못 가질 줄 알았다.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다."

-아이가 생기면 삶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지는데.

"그 동안 나만 생각하며 살았다면 지금은 아니다. 부모님 생각, 주변에 소중한 사람 등 아기 하나로 인해 주변을 다 돌아보게 됐다. 소원해진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다. 예전 같으면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먼저 왜?'라고 했겠지. 그 정도로 원하는 것을 빨리 이루자는 강박관념, 투쟁적인 삶만 살았다."

-MC스나이퍼와 갈등도 풀었나.

"법적 합의는 봤지만 함께 나눈 시간이 길고 깊어서 쉽게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음악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다. 에너지를 얻고 많이 배워서 지금은 사이가 틀어졌지만 또 많이 닮았다. 애증의 관계인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 연락하고 찾아가겠다."

-다시 아기 얘기로 돌아가자. 이름 짓기도 여간 쉬운 게 아닌데.

"음악관을 담아 '이로운'으로 지었다. 디스 문화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다. 정말 많이 받았지만 맞디스를 해본 적이 없다. 혹자는 다 인정하냐는 식이지만 음악으로 배설하고 싶지 않다. 넋두리 같은 배설은 한 번하면 계속 반복 된다. 음악으로는 좋은 영향을 전해주고 싶다."

-발간한 책은 어떤 내용인가.

"산문집이다. '서울은 외롭다'는 타이틀인데 내 음악의 정체성이 외로움인데 산문으로 풀었다. 꿈이 언론인 혹은 작가였다. 서른 살이 되면 책을 내고 싶었는데 소설을 준비하다가 산문집으로 먼저 시작했다."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데 외롭다니.

"형태가 바뀌었다. '외톨이' 때는 극도의 고독감이었다면 아이가 생겼을 때는 또 다른 외로움이 있었다. 산모와 아이가 건강해야 된다는 불안감, 소중한 행복만큼 잃어 버릴 때 외로움, 누구와 공유할 수 없이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이제야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기의 탄생 외에도 자극을 받았던 부분이 있다면.

"골수팬이 장문의 편지로 내게 말했다. '외톨이'를 수백 번 부르던 나인데 너 한물 간 것 같다고. 신선한 친구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대로 가다간 끝이라고. 충격 받았고 가슴을 찔렀다.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정말 그런 사람이 될까 인정하기 싫었던 부분이다. 그런데 오만했고 부족했고 '쇼미더머니'에서도 떨어져서 창피했는데 강한 척했다. 이제는 진짜 강해지자는 생각이다. 지켜야 할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앨범 안에 땀이 상당히 묻어있다.

"3년 간 호흡을 고른 시간들을 꼭꼭 눌러 담았다. 리패키지 앨범이지만 새로 믹싱하며 최대한 나를 표현했다. 앨범 재킷 역시 내 삶의 굴곡을 최대한 표현했다. 수많은 불균형들, 외톨이 지휘자, 스나이퍼 사운드, 음악적인 태도, 새로운 내 가족인 아기 등 자세히 보면 다 나타냈다."

-새 둥지에서 새 출발하는 감회도 남다르겠다.

"음악에 대한 제작 총괄을 맡았다. 경영을 해봐서 아티스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음악에만 충실하면서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 3년 쉬면서 하나하나 소중함을 느꼈다. 정말 신인의 자세로 최대한 많은 활동으로 보답하겠다."

사진=임민환 기자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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