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항 면세구역에서 산 차가운 음료수는 국제선 항공기에 가지고 탈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면세구역 등 '보안검색 완료구역'에서 구매한 음료수를 가지고 국제선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도록 수정한 내용의 '액체·겔류 항공기 내 반입 금지물질' 고시를 12일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보안검색 완료구역에서 구매·취득한 '뚜껑이 있는 음료수'는 국제선 항공기로 반입이 허용되고 커피나 차 등 뜨거운 음료수는 종전처럼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
보안검색 완료구역은 출국장 보안검색대부터 항공기까지를 말한다.
종전에는 100㎖ 이하 용기에 담긴 액체류와 면세구역에서 구매한 화장품·주류 등만 국제선 항공기에 반입할 수 있었다.
지난 2006년 8월 음료수로 가장한 액체폭탄으로 영국발 미국행 항공기를 폭파하려던 시도가 적발되고 나서 액체류 기내반입을 강하게 제한하는 세계 추세와 맞춘 것이지만 승객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
특히 면세구역에서 산 물이나 주스 등도 국제선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어서 승객들이 탑승 게이트 앞에서 다급히 음료수를 마시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안검색 완료구역에서 구매하는 음료수는 공항에 반입하면서 보안검색을 거쳐 이미 안전이 확보됐다"면서 "이를 기내에 반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의 주요공항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고시가 시행된 이후에도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때 100㎖ 이하 용기에 담긴 액체류만 허용하는 규정은 계속 시행된다.
국토부는 또 환승객이 외국에서 구매한 주류·화장품이 ICAO의 '액체류 보안봉투'가 아닌 비슷한 봉투에 들어있어도 보안검색을 다시 하고 보안봉투로 재포장해 휴대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은 보안봉투에 들어있지 않으면 전량 압수·폐기했는데 ICAO의 '원스톱 보안' 정책에 맞춰 승객 불편을 해소하고자 보안조치를 완화한 것이다.
원스톱 보안은 출발지에서 경유지를 거쳐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보안검색·통제가 지속해서 이뤄져 보안이 확보됐다면 경유지에서는 보안조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국토부는 지난 3월부터 뉴욕과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등 미국 4개 공항에서 온 승객의 환적수하물에 대한 인천공항에서의 보안검색을 면제하는 등 원스톱 보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항공운송사업자의 항공기 내 보안요원 운영지침도 이날 개정·시행돼 항공사 기내 안내방송도 간소화된다.
그간은 항공보안법이 승객이 하지 말도록 규정한 6개 항목을 모두 안내방송에 담았어야 했는데 '폭언 등 소란행위', '폭행', '다른 사람의 성적 수치심을 부르는 행위' 등은 불법행위라는 것이 명백해 안내방송에서 빼도 되도록 했다.
나머지 '항공법을 위반한 전자기기 사용', '흡연', '승무원 업무 방해'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은 앞으로도 안내방송에 꼭 담아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보안법이 개정되면서 기장 등의 사전경고 없이도 기내 불법행위를 처벌할 수 있어 지침을 개정했다"면서 "실제 안내방송은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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