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4ㆍ13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이겼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승패 기준 자체가 하나의 총선 전략인데다 이 결과가 향후 당권 투쟁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마지노선’ 설정 문제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실제 새누리당은 목표의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과반의석(150석 이상)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초반 공천파동에 실망한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뚜렷했지만, 선거운동 기간에 ‘반성과 읍소’를 이어가면서 일부 만회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의석 과반은 물론 19대 총선에서 차지한 152석보다 많은 의석 확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모든 지역에서 승리해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의석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만큼이나 중요하게 보는 것은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강남 3구’(서초ㆍ강남ㆍ송파)와 영남권에서의 성적이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이들 지역에서 만약 진다면 저희 당으로서는 굉장히 반성해야 한다”며 “호남지역에서도 의석을 좀더 확보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물꼬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다소 복잡하다. 현재 의석수 102석이 승패 기준이 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거듭해서 “107석을 채우지 못할 경우 대표직은 물론 비례대표 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밝힌 만큼 107석을 마지노선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기본적으로 현재 의석 수성 여부가 승패 기준이 되겠지만, 김 대표의 발언은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7석은 김 대표가 지난 2월 목표치를 밝힐 당시 더민주 의석 수이고, 이후 공천 과정을 거치면 추가 탈당자가 나왔다. 문제는 현재 판세상 더민주의 예상 의석수가 두 수치 모두에 미달한다는 점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혼전 지역에서 최대한 의석을 확보해도 비례대표를 포함해 100석을 넘기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국민의당은 35석을 승패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현재 의석(20명)을 감안하면 높은 기준이다. 호남에서 20석, 수도권에서 4,5석, 정당득표를 통해 10석 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마지노선”이라며 “당내에서는 20석을 승패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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