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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 사퇴 표명… 혼란 정국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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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 사퇴 표명… 혼란 정국은 계속될 듯

입력
2016.04.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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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임을 발표한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 AP 연합뉴스
10일 사임을 발표한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 AP 연합뉴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가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결국 사퇴했다. 반러시아ㆍ친서방 노선으로 힘을 합쳤던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끝내 갈라서면서 우크라이나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포로셴코 대통령은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에서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탄핵위기에 직면한 상태라 자칫 국가지도부의 두 기둥이 한꺼번에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야체뉴크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정국 안정과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총리직을 사임하고 오는 12일 사퇴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권 연정 내 세력 다툼을 비판하면서 “더 이상의 정치 혼란을 막기 위해 내가 사퇴한 후 즉시 새로운 내각이 구성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끄는 정당(국민 전선)은 계속 집권 연정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야체뉴크는 지난 2014년 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현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연정을 구성한 국민전선의 당대표다. 같은 해 11월 조기 총선을 통해 포로셴코 정권의 총리로 정식 임명됐다.

그러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을 진압하기 위한 정부군 작전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제난까지 가중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거세졌고 집권 연정을 이룬 4개 정당끼리도 개혁 노선을 둘러싸고 이견이 깊어졌다. 급기야 포로셴코 대통령은 집권 2년여 만에 총리 사퇴 및 전면 개각을 요구, 지난 2월 16일 야체뉴크 내각에 대한 해임안이 의회 표결에 부쳐졌다. 표결은 부결됐지만 정국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갔고 끝내 총리 사퇴로 이어졌다.

하지만 야체뉴크 사퇴 이후에도 후임 총리 임명, 새 내각 및 연정 구성 등을 둘러싸고 정국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정에 참여했던 4개당 중 조국당과 자조당 등 2개 정당이 잇따라 연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반 러시아ㆍ친 서방’을 표방했던 연정이 와해 위기에 처했다. 의회 역시 집권 연정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데, 내각 불신임안 심의는 새 의회가 열리는 9월에나 가능해 포로셴코 정권은 진퇴양난에 몰렸다. 야체뉴크를 이을 총리로는 포로셴코 대통령계로 분류되는 블라디미르 그로이스만 현 의회 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의회 신임을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포로셴코 대통령 개인적으로도 최근 공개된 ‘파나마 페이퍼’에 연루돼 있어 당장 탄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파나마 페이퍼에 따르면 포로셴코 대통령은 조세회피 지역에 위장 기업을 세우고 수백만 달러 규모의 세금을 도피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 사업 이익과 취임 후 정치활동 수입을 분리하기 위해 역외 기업을 만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야권 의원들은 탄핵 절차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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