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도시 거주 백인 중년 여성들의 평균 사망률이 다른 집단에 비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를 토대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지역, 인종, 성별, 연령대별 사망률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소도시와 농촌 지역 거주 40대 백인 여성의 사망률이 이 기간 30%나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당 백인 여성들의 2014년 기준 사망자들은 10만 명 당 296명으로, 특히 미 북부와 중서부 지역 21개 소규모 카운티 거주 백인 중년 여성 사망률은 같은 기간 무려 2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이 의술 발달과 각종 사고 위험 감소로 꾸준하게 늘어왔다는 추산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WP는 중년 백인 여성의 높은 사망률 추이에 대해 “이들이 다른 계층에 비해 진통제, 음주 등 자기파괴적 행위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다”라며 “노동자 계층이 집중 거주 하는 농촌이나 소규모 카운티에서는 마약성 진통제와 약물을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이들이 많아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50대 초반 간질환으로 숨지는 소도시 거주 백인 여성의 수도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늘어 음주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며 자살률도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엔 케이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들의 사망률 상승 추세는 사고가 아닌 각종 질환의 급증세와 연관되어 있다”라며 “특히 고교 졸업 이하 저학력 중년 백인들의 건강이 날로 나빠진 결과이다”고 지적했다. 민간 싱크탱크 어반인스티튜트의 라우디 애런 연구원은 “백인 사망률 상승은 미국인 전반의 건강 수준이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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