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기 만에 5000억대 영업이익
증권가 예상 평균치 넘긴 성적표
생활가전 고급 브랜드 출시하며
적자 기록했던 TV 등 흑자전환
전략 스마트폰 ‘G5’ 판매도 호조
2009년 이후 최고 연간 실적 기대
LG전자가 1분기에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최근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5’도 고객들 반응이 뜨거워 시장에선 벌써 2분기 실적을 더 기대하는 분위기다. LG전자가 긴 부진의 늪을 벗어나고 있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 13조3,621억원, 영업이익 5,052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ㆍ잠정치)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14조5,601억원)보다 8.2%, 지난해 같은 기간(13조9,944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분기(3,490억원)보다 44.8%, 전년동기(3,052억원)보다 무려 65.5%나 증가했다. LG전자의 5,000억원대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증권업계 영업이익 예상 평균치 4,266억원도 가뿐하게 넘긴 성적표다. LG전자가 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깜짝 실적은 생활가전과 TV사업부문이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6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TV사업부문이 올 1분기엔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수익성이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는 등 고가 TV 시장에서 우위를 지킨 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대당 300만원이 넘는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30%대 점유율로, 삼성전자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TV 원재료인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하락, 원가 부담을 덜어낸 것도 한 몫 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부문도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LG전자는 성능과 가격을 높인 고급 가전제품들에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입히고 ‘트윈워시 세탁기’ 등 고가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분기 가전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지며 생활가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293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3,000억원대로 파악된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부문은 1분기에도 4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지난달말 출시된 G5 성적이 반영돼 흑자전환 기대감이 높다. G5는 현재 전작인 G4 출시 당시보다 3배 가량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최대 히트작인 G3 누적 판매량 1,000만대도 넘어설 것이란 게 업계는 전망이다. 스마트폰 사업부문까지 부진을 씻어내면 2분기 성적은 더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조4,324억원)을 기록한 자동차 부품사업도 GM과 차세대 전기차 부품 공급 계약 등으로 꾸준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G5는 LG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 반응이 더 긍정적이고, 마진율이 높은 OLED TV 판매량 역시 지난해보다 190%나 늘어날 전망이다”며 “LG전자가 2009년 이후 가장 좋은 연간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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