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전문 털이범이 185㎝의 큰 키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다 그 키 때문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빈 사무실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이모(52)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과 8범인 이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서초구 양재동의 한 사무실 문에 구멍을 뚫은 뒤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들어가 10만원을 훔치는 등 지난달 8일부터 25일까지 서초구와 마포구 일대 사무실 8곳에서 97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22일 범행을 앞두고 건물 계단의 자동 센서등 때문에 자꾸 불이 켜지자 계단 난간에 올라가 전구를 빼버렸다. 센서등은 천장에 붙어 있어 키가 작은 사람은 난간에 올라가도 손조차 닿지 않았지만 그는 185㎝의 큰 키를 이용해 쉽게 전구를 빼냈다.
하지만 그는 범행 후 빼놓은 전구를 다시 끼워놓는 것을 깜빡 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전구가 빠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고 신장이 185㎝ 이상인 사람이 용의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관내에서 동일 범행 수법으로 과거에 조사 받았던 15명을 용의 선상에 올린 결과 키가 185㎝ 이상인 사람이 이씨 한 명뿐이라는 데 착안, 그의 행적을 수사한 뒤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큰 키’ 덕분에 손쉽게 범행을 저질렀던 이씨가 그 키 때문에 붙잡힌 셈”이라고 전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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