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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앞에 놓인 '2가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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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앞에 놓인 '2가지 숙제'

입력
2016.04.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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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지난 7일 산업은행에 KDB대우증권 지분 43%에 대한 인수 잔금을 납부하면서 합병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금융위원회의 양사 합병 승인과 합병 주주총회 등 본격적인 통합 과정만이 남은 가운데, 양사 통합 과정을 직접 총괄지휘한다고 밝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박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 대우증권 회장 취임, 내달로 늦춰져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의 대우증권 회장 취임이 내달 중순 이전에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미등기·비상근 임원으로 대우증권 회장직에 올라 미래에셋증권과의 통합작업을 지휘할 생각이었다. 통합 작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본인이 회장으로서 직접 챙기기로 결심을 굳힌 것이다. 하지만 대우증권의 정관이 이사회가 등기이사만을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내달 13일 있을 임시주총에서 정관이 바뀌어야 회장 취임이 가능한 상황이다.

박 회장이 등기임원 자격으로 대우증권 회장직을 맡는다면 정관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등기임원 선임도 주총 의결 사항이어서 내달로 예정된 임시주총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대우증권 회장 취임은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는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렇게 공식적인 취임이 늦춰져도 올 10월 1일을 목표로 추진되는 합병 작업에는 별다른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회장 취임은 형식적인 문제일 뿐 실질적으로는 이미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이달 4일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을 비롯해 임원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실질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오는 17일에는 강원도 홍천군 블루마운틴CC에서 양사 임원진이 참여하는 합동 워크숍으로 양사 통합과정과 관련한 첫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 대우증권 노조 다독이는 것도 해결과제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4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에게 미래에셋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그럼에도 미래에셋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대우증권 회장 직함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노조가 '미래에셋 배지 안 달기' 운동에 나서는 등 통합에 반발하는 정서가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8일 "잔금을 치르기도 전에 피인수법인 대표에게 배지를 달아주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미래에셋 배지 안 달기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전부터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2월에 있었던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이 차입한 자금을 대우증권이 갚을 수 있게 해 주는 조건으로 소액 주주 및 기관 투자자의 손실 금액만큼 매각 대금을 부풀려 받고자 하는 것"이라며 "(노조가 의뢰한) 회계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 후 합병하면 미래에셋증권이 산업은행에 지불한 경영권 비용이 합병 법인의 주주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현 주가보다 더 지불하기로 한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합병 법인의 자본금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합병 법인이 부실화된다는 주장이다.

대우증권 직원들의 구조조정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증권 직원들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시사한 바 있지만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항이 부당 노동 행위를 통한 구조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증권가 "합병법인의 시너지 창출해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합병을 양 사의 시너지 창출에 중점을 두고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우증권 기존의 수익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 합병에 따른 비용부담 완화, 시너지로서의 신수익 창출 등 해결 과제를 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중장기 주가 방향은 합병 후 시너지 창출과 효율화에 달려있다"고 평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종합금융투자 자격을 취득키 위한 대형증권사들의 증가가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으로 이어진 경험 등을 토대로 막연한 기대보다는 이익 창출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은 기업문화, 임금체계, 수익구조 등 이질적인 특성이 강해 양 사간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M&A의 최종성공 여부는 조직과 자산의 화학적 통합의 완성도에 달려있다. 서로 다른 기업문화의 결합과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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