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이 9일(현지시간) 남수단 주바 농구경기장을 채운 3,000여명의 관객 앞에서 콘서트를 열었다고 연합뉴스가 11일 보도했다. 김장훈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콘서트를 연 것은 남수단의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독립한 남수단은 2년 만에 다시 내전을 치르는 아픔을 겪은 끝에 지난해 8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입해 올림픽 참가 자격을 얻었다.
2년 전 아프리카 돕기 방송 프로그램에 김장훈과 함께 출연했던 임흥세 남수단 축구대표팀 총감독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김장훈과 의기투합하고 여기에 김기춘 남수단 한인회장이 가세해 콘서트를 준비했다. 김장훈은 “문화와 스포츠로 남수단에 희망을 주고 싶다”는 임 감독의 뜻에 공감해 남수단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대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공연에서 김장훈은 ‘난 남자다’ ‘내 사랑 내 곁에’같은 히트곡 외에도 남수단 최고 인기 가수 이매뉴얼 켐벨과 함께 현지 노래를 열창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임 감독은 “실의에 빠진 남수단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문화와 스포츠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프리카 전 지역에 보여줄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임 감독은 18일 축구뿐 아니라 남수단의 9개 종목의 감독과 코치 18명을 이끌고 한 달 동안 한국을 방문, 선진 훈련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남수단에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을 훈련시킬 전문 인력이 없어 쩔쩔매던 차 서울시체육회의 도움을 받게 됐다. 부대 비용은 김장훈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마련했다.
두 사람의 아프리카 활동은 앞으로 계속된다. 임 감독은 “다른 나라 아프리카 나라에 축구 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며 “김장훈 씨와도 지속해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장훈도 “아프리카 피스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콘서트를 하고 한국에서도 아프리카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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