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최악의 실수로 무아마르 카다피가 실각한 뒤 효과적으로 개입하지 못해 리비아를 혼란에 빠뜨린 것을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리비아 사태에 개입하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날(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를 위해 미리 계획하지 않은 것이 아마 최악의 실수”라고 말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졌으나, 서방 세계의 효과적 개입이 이뤄지지 못해 장기간 내전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를 새 거점으로 삼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사태와 관련,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절반 이상의 책임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에 돌리고 있다. 미국 월간지 ‘디 애틀랜틱’ 3월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작가 제프리 골드먼에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나토 작전 후에 딴 데 마음이 팔렸다”고 비판했다. 또 유럽이 리비아 혼란을 제어할 후속 대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석에서 혼돈에 빠진 리비아 상황을 ‘개판’으로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입장도 피력했다. “말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국가안보 차원의 위험은 없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관리상의 부주의를 인정했지만,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나는 그녀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다고 계속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메일 관리 측면에서 부주의가 있었고 클린턴 전 장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나는 이 문제를 전체적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무장관으로 4년을 재직했고, 재직 기간 뛰어난 업무수행을 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수사 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법무부 수사에 관한 한 누구도 다르게 대접받지 않는다.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법무부가 현재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