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에 잘 가지 않는다. 어쩌다 간 음악회도 자발적으로 갔다고는 말할 수 없다. 누가 표를 보이며 같이 가자고 할 때쯤 되어야 마지못해 따라나서곤 했으니. 그렇게 간 음악회에서 실망한 적은 없었다. 그곳에서 나는 어느 때보다 강한 삶의 의지와 사랑으로 충만했다. 그 시간 동안엔 문학적 열정도 꿈틀거렸으니 음악회에 갈 때와 돌아올 때의 나는 같지 않았다. 얼마 전, 오랜만에 자발적으로 음악회에 갔다. 그 음악회를 연 피아니스트와 아는 사이라 가끔 만나지만 그의 연주회에 간 것은 처음이었는데, 늘 접하던 클래식 공연의 틀을 깬 구성부터가 신선했다. 시간이 갈수록 더해가는 열정적 연주에 감동해 얼마나 열심히 손뼉을 쳤던지. 열심히 손뼉을 치면 어깨뼈가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음악회에서 나는 그의 성취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사실 나는 손뼉을 치다가 주변의 시선을 곧잘 받았을 정도로 어디서든 타인이 이룬 성취에 열심히 갈채를 보내는 편이다. 내가 가장 높이 샀던 것은, 그날의 성공적인 공연을 가능하게 했을 그의 끈기였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재주와 끈기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예술의 성패를 가르는 예술가의 훌륭한 자질은 끈기이고, 어떤 면에선 재주 이상으로 갖기 힘든 것이다. 두 가지 모두를 가진 그를 보며 부러움을 느끼지 않았다면, 나는 목석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을 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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