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과 중국 제조사들은 애플이 최근 4인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를 출시하며 빠져나간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신형 프리미엄폰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 삼성-LG 북미 공략…마케팅 전쟁 치열
애플의 주 무대인 북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7 시리즈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T모바일을 통해 갤럭시 S7 구매 고객에게 '원 플러스 원(1+1)' 이벤트를 열고 구매자를 유치하고 있다. 갤럭시 S7을 사면 무료로 한 대를 더 얹어 주는 것이다. 2위 통신사 AT&T를 통해서는 이달 말까지 갤럭시 S7 구매 고객에게 48인치 삼성전자 TV를 경품으로 증정한다.
▲ 갤럭시 S7 엣지 화이트 펄(왼쪽)과 갤럭시 S7 골드 플래티넘 모델. 삼성전자 제공
북미 시장은 프리미엄폰 최대 수요처로 전통적으로 애플에 이어 LG전자가 강세를 보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라이벌 LG전자보다 먼저 갤럭시 S7 시리즈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며 대대적인 마케팅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선점 효과가 빛을 발한 것일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S7 시리즈는 첫 달에만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 S6보다 약 25% 가량 높은 수치로 곡면형으로 제작된 갤럭시 S7 엣지의 수요층 확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 S7의 강점은 전반적으로 전작보다 개선된 성능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 카메라, 돌아온 방수 기능이 주목할만하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7 엣지는 안드로이드 6.0(마시멜로)를 채택하고 4GB램과 3,600mAh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특히 최고급 DSLR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를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적용했고 1.5m 깊이 물 속에서 약 30분간 버틸 수 있는 수준의 방수·방진 규격인 IP68 등급을 획득한 것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모듈 조립형 스마트폰을 출시한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전작 'V10'과 'G5'를 통해 카메라와 디자인을 강조했던 LG전자는 G5-프렌즈를 통해 고급 오디오, 듀얼 카메라, 드론 조종은 물론 VR 기기에 이르는 다양한 프렌즈 모듈을 선보였다. 중국 기업에 밀리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5위까지 추락한 명성을 회복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G5 자체 성능만으로도 LG전자의 역량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와 4GB램을 장착한 G5는 듀얼 카메라와 탈착형 2,800mAh 배터리가 강점이다. 마이크로 SD카드 슬롯도 최대 2TB(테라바이트)까지 지원해 확장성을 넓혔다.
▲ LG전자가 신형 프리미엄폰 G5에 대한 마케팅 총력전에 나섰다. 왼쪽은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한 광고 영상 중 일부 장면. LG전자 제공
마케팅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글로벌 고객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영화 '트랜스포터' '분노의 질주'로 액션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헐리우드 스타 제이슨 스타뎀을 메인 모델로 기용하며 G5의 확장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지난 1일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한 G5는 국내에서만 1만5,000대가 판매됐다. 이는 G4의 출시 첫 날 판매량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현재 북미 성적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현지 시장에서 호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중국산 프리미엄폰의 진화…가성비로 승부
중국 제조사들의 프리미엄폰은 강력한 퍼포먼스와 저가를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먼저 화웨이는 카메라 성능을 부각시킨 전략 스마트폰 화웨이 P9과 P9 플러스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독일의 라이카 카메라의 듀얼 카메라를 채택한 P9 시리즈는 광학 렌즈, 센서 및 이미지 처리 기법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면에서 강력한 사진 기능을 자랑한다.
▲ 화웨이 P9.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제공
최신 기린 955 2.5GHz 64비트 ARM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항공기 등급의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도 강조했다. 배터리는 각각 3,000mAh(P9)와 3,400mAh(P9 플러스)로 국내 프리미엄폰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강점으로 내세운 기기 가격은 P9 기준 32GB의 경우 599유로(한화 기준 약 78만6,780원), 64GB는 649유로(약 85만2,450원)에 책정돼 국내 프리미엄폰보다 약 5만원 가량 저렴하다. P9 스마트폰은 오는 16일 유럽 및 중동 지역 중심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대륙의 실수'로 불릴 만큼 가성비 제품 양산에 힘을 쏟던 샤오미는 강력한 성능을 앞세운 프리미엄폰 '미5 프로'를 지난 6일 출시했다.
▲ 샤오미의 프리미엄폰 미5 프로. 샤오미 디바이스 제공
퀄컴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와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이 제품은 3GB램(용량 32GB) 모델 판매가가 약 1,999위안(약 35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4GB램과 128GB의 내장 용량으로 설계된 제품도 2,699위안(약 48만4,000원)에 살 수 있어 유사 사양의 국내 프리미엄폰보다 약 35만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국가별 정책에 따라 출시국과 미출시국의 개별 가격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신규 프리미엄폰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전까지 글로벌 기업간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프리미엄폰 시장 성숙도가 깊어진 상황에서 가격으로 승부하는 중국산 제품과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춘 한국 스마트폰의 대결 구도는 점점 더 흥미진진한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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