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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이대호, 의미 있는 MLB 마수걸이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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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이대호, 의미 있는 MLB 마수걸이 홈런

입력
2016.04.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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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미네소타)가 9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경기 8회초 솔로포를 터트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캔자스시티=AFP 연합뉴스
박병호(미네소타)가 9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경기 8회초 솔로포를 터트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캔자스시티=AFP 연합뉴스

‘코리안 거포’들의 파워가 메이저리그를 강타한 하루였다. 같은 날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린 박병호(30ㆍ미네소타)와 이대호(34ㆍ시애틀)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담긴 메이저리그 데뷔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원정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2로 맞선 8회초 균형을 깨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비록 팀은 3-4로 재역전패 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3경기, 9타수 만에 1호 홈런을 터뜨리며 순조로운 적응을 예고했다. 박병호는 캔자스시티 호아킴 소리아를 상대로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127㎞)를 놓치지 않고 가운데 펜스를 넘겼는데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비거리가 무려 433.5피트(약 132m)에 이르렀다. MLB닷컴이 제공하는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날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8위에 해당한다.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 홈런왕 4연패에 목동구장 전광판을 넘기는 초대형 홈런도 터뜨렸던 박병호의 파워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거포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점을 입증한 한 방이었다. 박병호의 홈런 타구 스피드는 시속 111.3마일(약 179.1㎞)이 나왔다. 아울러 3경기 만에 홈런을 터뜨리면서 심적 부담도 단기간에 떨쳐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스몰 마켓’에 속하는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금액 1,285만 달러를 투자한 것도 결국 홈런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이대호(시애틀)가 9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홈 개막전 5회말에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시애틀=AP 연합뉴스
이대호(시애틀)가 9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홈 개막전 5회말에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시애틀=AP 연합뉴스

‘초청선수’ 출신 이대호의 홈런은 더 짜릿했다. 기대하기 어려웠던 25인 로스터 진입은 물론 홈 개막전 선발 출전, 그리고 데뷔 5타석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같은 날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홈 개막전에서 0-2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상대 좌완 선발 에릭 서캠프의 2구째 약 142㎞짜리 직구를 통타해 세이프코 필드의 가장 깊은 곳 담장을 넘겼다. 데뷔 3경기, 5타석 만에 나온 첫 안타가 첫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타자(국적기준) 가운데 가장 빠른 홈런행진이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홈런을 터뜨린 첫 번째 한국인 타자가 됐다. 박병호가 충분한 기대를 모으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면 이대호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 경쟁을 뚫었다. 적지 않은 나이와 수비, 주루 능력 등 갖가지 물음표를 실력으로 지우고 있는 중이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둘 모두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받을 가능성은 커졌다. 이에 따라 10일에도 선발 출전한 가운데 박병호는 캔자스시티전에서 4타수 1안타, 이대호는 1타수 무안타에 사구 1개를 기록했다. 박병호는 데뷔 첫 2경기 연속 안타를 포함해 4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2할3푼1리(13타수 3안타)로 조금 올랐으나 미네소타는 0-7로 완패해 개막 5연패에 빠졌다. 시애틀도 1-6으로 져 2연패했다.

김현수(28ㆍ볼티모어)는 경기가 우천 취소돼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고, 추신수(34ㆍ텍사스)와 최지만(25ㆍLA 에인절스)은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 )도 등판 기회가 없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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