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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홀했던 이 땅의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서

입력
2016.04.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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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 사이 우리 사회에서 근대유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1990년대 말 서울 을지로의 국도극장이 갑자기 철거되면서, 우리 삶의 지난 현장들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이 하나 되어 ‘등록문화재제도’를 만들었다. 작년에는 국토부에서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을 제정했는데, 이는 개발이 아닌 관리를 통해서도 국가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최근 서울시는 ‘미래유산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근현대유산 중에서 서울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으로 미래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명절이면 ‘귀향’이 언론의 관심사가 되었던 것은 1,000만 서울시민 다수의 고향이 서울이 아닌 다른 곳이기 때문이다. ‘미래유산제도’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무엇에서 어떤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회이자, 곧 서울을 우리들의 고향으로 만드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의 근대를 애써 모른 체하고 지내왔다. 타율적으로 개항을 했다고 배웠고, 개항의 결과가 주권 상실로 이어지다 보니, 근대는 생각하기도 싫은 시기였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였을까? 우리는 근대보다는 근대 이전의 좋았던 시절에 천착해 왔고, 그 시절의 찬란한 문화유산만을 우리의 유산이라고 생각했다.

‘지켜야 할 근대건축’ 연재 요청에 기꺼운 마음으로 응한 것은 도시와 건축에 담긴 역사를 찾아내고, 도시와 건축에 역사를 입히는 일을 하는 건축역사학자로서, 이런 현실에 대한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에는 찬란한 문화유산도 있지만,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될 역사의 교훈을 담은 문화유산도 있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의 안목을 일깨워주는 문화유산도 있다. 그것들을 발품 팔아 하나하나 찾아 나서려고 한다. 하나하나 쌓이는 목록은 필시 이 땅의 근대건축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줄 것이다.

안창모 경기대대학원 건축설계학과 교수

필자 소개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한국 근현대 건축을 공부해 ‘한국전쟁을 전후한 한국건축의 성격 변화’와 ‘건축가 박동진에 관한 연구’로 각각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일본 도쿄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있었고 지금은 경기대대학원에서 한국 근대건축의 역사와 이론을 연구하며 ‘역사문화환경보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건축역사학회 부회장ㆍ논문편집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도시건축공원위원회 위원, 미래유산 도시관리분과 위원장도 맡고 있다. 국가상징거리조성종합계획, 구서울역사 복원과 문화공간화사업에 참여했고, 역사문화도시관리기본계획 등 역사도시 서울과 근대건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관한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4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서울과 평양의 도시와 건축을 비교 전시한 ‘한반도 오감도’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관 큐레이터를 맡았다.

저서로 ‘한국현대건축 50년’(1996), ‘덕수궁-시대의 운명을 안고 제국의 중심에 서다’(2009), ‘서울건축사’(1999, 공저), ‘북한문화, 둘이면서 하나인 문화’(2008, 공저), ‘평양건축 가이드북’(2011), ‘서울건축 가이드북’(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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