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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기호뿐인 선거홍보물... 한마디로 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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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기호뿐인 선거홍보물... 한마디로 꽝입니다"

입력
2016.04.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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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을 활용한 선거 홍보물의 예. 장성환 대표는 선거처럼 ‘정보 디자인’이 필요한 분야가 없다고 말한다. 203인포그래픽연구소 제공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선거 홍보물의 예. 장성환 대표는 선거처럼 ‘정보 디자인’이 필요한 분야가 없다고 말한다. 203인포그래픽연구소 제공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선거 홍보물은 클로즈업된 후보자의 얼굴, 정당의 색깔과 숫자, 모호한 공약 등이 전부다. 203인포그래픽연구소 제공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선거 홍보물은 클로즈업된 후보자의 얼굴, 정당의 색깔과 숫자, 모호한 공약 등이 전부다. 203인포그래픽연구소 제공

“지금의 선거 홍보물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죠.”

장성환(52) 203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는 8일 서울 서교동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책상 위 선거 홍보물을 가리키며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뭘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있겠냐”며 이렇게 말했다. 2003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한 장 대표는 7년 전부터 발행한 무가지 ‘스트리트H’ 등에서 정보를 시각화한 참신한 인포그래픽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정 대표의 말 대로 아닌게아니라 후보들은 소속 당도 살아온 배경도 다르지만 홍보물 디자인만은 비슷비슷하다. 클로즈업된 얼굴이 화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기호는 큰 숫자로 박아 뒀다. 정작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는 추상적인 단어 세네 줄이 전부다.

장 대표는 “선거는 정보로 이뤄져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 유권자들은 정보를 거의 받지 못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다들 바른 정치를 하겠다고 하고 일꾼이 되겠다고 써놨는데 도대체 ‘바르다’는 것은 무엇이고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종이의 반 이상을 후보자 얼굴이 차지하고 정확한 정보라고는 기호밖에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자연스레 ‘이미지 정치’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제한된 정보만 제공한다면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선거마다 “인물이 잘난 사람을 뽑고 숫자만 보고 뽑는” 반쪽 짜리 권리 행사를 안타까워했다.

가끔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홍보물도 그의 눈에는 영 ‘꽝’이다. 그들 역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마찬가지”이며 “촬영 기법을 차별화하거나 디자인을 세련되게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에서 활용되는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에만 예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는 연예인 인기 투표나 화보 감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 홍보물의 경우 안쪽에 후보 정보를 많이 담고 있긴 하다. 그러나 장 대표는 “글로 나열된 수많은 정보들을 하나하나 살필 여유가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누가 일일이 공부해가며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그의 눈에 홍보물 속 정보들은 “후보자의 정치 철학이나 능력과 전혀 관련 없는 불필요한 정보투성이”다. 매번 이런 안내물로 치르는 선거를 봐오면서 그는 “진짜 알려야 할 것을 의도적으로 감추는 것은 정치인들의 고도한 전략 아닐까”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한다.

인포그래픽 전문가가 제안하는 선거 홍보물은 뭘까? 핵심은 “후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후보자가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해왔고, 그것이 정치와는 어떤 연관이 있으며, 공약이 국민들의 삶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한 장의 종이에 담아야 한다.

장 대표는 유용한 정보를, 쉽게,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인포그래픽 작업이 선거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투표는 향후 몇 년 간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진중한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건 디자이너인 그가 “이제는 데이터 정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장성환 203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
장성환 203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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