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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등 속속 곤충식량화… 편견은 여전히 넘어야 할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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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등 속속 곤충식량화… 편견은 여전히 넘어야 할 벽

입력
2016.04.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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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와 벌꿀명나방 애벌레를 얹어서 제공되는 초콜릿 <게티이미지뱅크>
귀뚜라미와 벌꿀명나방 애벌레를 얹어서 제공되는 초콜릿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곤충식의 장점이 여러 연구 결과로 입증되고 있지만, 곤충 식용은 “역겹다”는 이유로 서구 선진국에서는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 2012년 덴마크에서는 성당 신부가 곤충을 먹었다는 이유로, 신도가 성당을 등진 일도 있었다.

식용곤충의 소비가 활발한 것은 아직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 정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억명이 곤충을 주식 또는 보조식으로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개발도상국에서는 양식의 형태로 사육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주로 자연상태로 채집된 곤충이 식용으로 쓰인다.

선진국 중에서 식용 곤충을 산업화의 단계까지 끌어올리며 가장 공을 들이는 나라는 농업강국인 네덜란드다. 2008년에는 네덜란드 곤충사육자협회(VENIK)가 설립되면서, 식용 곤충의 생산ㆍ판매가 시작됐다. 네덜란드 공립대학인 와헤닝언대학은 곤충 연구의 본거지로 손꼽힌다. 캐나다에는 북미 최초의 식용 곤충농장인 엔토모 팜즈가 2014년 영업을 시작했고, 미국 업체 올씽스벅스는 식당에서 음식 원료로 활용되는 귀뚜라미 가루를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2009년 온라인 식용곤충 판매점이 처음 들어섰다.

하지만 아직 이런 움직임은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문다. 여전히 곤충을 식량으로 보지 않는 서구의 관점은 저개발국 원주민의 생활습관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아이들이 전통적으로 메뚜기를 잡아 간식으로 먹었는데, 2010년 이후 서양의 한 기술자가 “목화 수확량을 높이려면 농약을 사용해 곤충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고, 이 기술자의 권유로 농약을 사용한 결과 메뚜기가 사라지며 이 지역 아동 23%가 단백질 결핍증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선입견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곤충 식용화를 앞당기는 가장 시급하면서도 거의 유일한 과제라고 말한다. FAO는 ‘식용 곤충: 식량 및 사료 안보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때 서구에서 가난한 이들의 음식으로 간주되던 가재 새우 등이 지금은 고급요리가 됐다”며 “곤충의 영양학적ㆍ친환경적 가치가 알려지면 곤충 소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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