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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높으면 정말 야당에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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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높으면 정말 야당에 유리할까

입력
2016.04.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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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투표율 변동치 심하고

고령층은 낮아 큰 변수로

60대 이상 4년 만에 167만명↑

3당 구도도 영향 미칠 가능성

역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및 정당별 당선인 수
역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및 정당별 당선인 수

2000년부터 치러진 네 번의 총선 중 지금의 야권이 과반을 차지한 건 2004년 17대 총선 단 한번뿐이었다. 같은 기간 총선 투표율이 60%를 넘은 것도 이 때가 유일했다. 이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격인 열린우리당은 152석(총 299석)으로 과반을 달성했다. 민주노동당(10석)과 새천년민주당(9석)까지 합하면 171석으로 진보ㆍ민주 성향 정당의 압승이었다. 여의도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이 생긴 배경이다.

17대 총선에선 특히 20, 30대 투표율이 같은 기간 가장 높았다. 2년 앞서 치러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주역 세대들이 당시 한나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에 분노해 투표장으로 달려간 결과다. 당시 20대 투표율은 44.7%, 30대는 56.5%, 40대는 66.0%였다. 새누리당이 과반을 확보한 19대 총선 때 투표율(41.5%, 45.5%, 52.6%)과 큰 차이다.

20대 총선에서도 이 같은 ‘투표율의 정치학’이 통할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명제’라고 말한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60대 이상 세대의 투표율 최고치와 최저치의 차이는 9.7%포인트인 반면, 30대는 21.0%포인트로 두 배 이상이었다. 이처럼 젊은층은 투표율 변동을 보여주는 투표탄력도가 크고, 고령층은 반대로 낮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총 투표율이 평균치보다 높다는 얘기는 결과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그만큼 투표에 적극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표율을 둘러싼 속설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근거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고령 유권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2년 대선이다. 당시 투표율은 75.8%로 2002년 대선(70.8%)보다 5%포인트나 올랐다. 2030세대 투표율도 10년 전에 비해 각각 12.0%포인트, 2.6%포인트 증가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패했다. 60대 이상 유권자의 투표율은 78.7%에서 80.9%로 2.2%포인트 가량 증가한 게 전부였다. 윤 센터장은 “과거처럼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명제가 맞으려면 급증한 고령 유권자를 압도할 만큼 젊은층의 투표율이 크게 늘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총 유권자(4,205만여명) 중 60대 이상 유권자는 1,000만명에 육박하는 984만여명으로 19대 총선보다 167만여명이 늘었다. 투표율이 증가해도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건 이런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번엔 투표율과 관련한 변수가 더 생겼다. 우선 3당 효과다. 김항기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은 “창당 시점인 2월부터 현재까지 국민의당 지지율을 보면 무당파층에서 많이 유입된 걸로 분석된다”며 “정치에 관심이 없던 층을 투표소로 이끄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에선 처음 실시되는 사전투표도 투표율을 이전보다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대 총선 투표 참여 의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63.9%로 지난 19대 총선(56.9%)보다 7.0%포인트 증가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적극 투표층의 증가, 사전투표제 도입 등으로 이번 총선에선 지난 총선 투표율 54.4%를 넘어 60%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4·13 총선 사전투표 첫째 날인 8일 오전 서울 봉래동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9일 오후 6시까지 전국의 사전 투표소에서 할 수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4·13 총선 사전투표 첫째 날인 8일 오전 서울 봉래동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9일 오후 6시까지 전국의 사전 투표소에서 할 수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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