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와 연관된 페이퍼컴퍼니가 홍콩에서 추가로 7곳이 발견돼 노씨와 연관된 유령회사가 10곳으로 늘어났다.
8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에 따르면 추가된 7곳은 일명 ‘파나마 페이퍼스’로 알려진 로펌 모색 폰세카의 유출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글로벌 아이 컨설팅(Global i Consulting), 샤인 챈스(Shine Chance), 인크로스 홍콩(Incross Hongkong), 루제 라이프(Luxe Life), 이노 팩트(Inno Pact), 원 아시아 C&L(One Asia C&L) 등이다.
이 가운데 루제 라이프와 이노 팩트는 앞서 공개한 버진 아일랜드 유령회사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씨는 2012년 5월 18일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3곳을 만든 후, 25일 이 두 회사를 설립했다. 버진 아일랜드의 지씨아이 아시아가 루제스 인터내셔널을 소유하고, 루제스 인터내셔널이 다시 홍콩의 루제 라이프와 이노 팩트를 소유하는 복합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이후 김정환씨에게 넘어갔다. 김씨는 노씨로부터 루제스 인터내셔널의 이사 자리를 넘겨받은 인물로, 인크로스 홍콩의 설립자다. 뉴스타파 측은 “노재헌 씨가 자산 등을 비밀리에 인크로스 쪽에 넘기기 위해 복잡한 지배 구조를 만든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와 함께 포스코가 인수한 영국 등록 법인 2곳이 영국 공시자료 상 자산이 전혀 없는 유령회사라는 사실을 모색 폰세카 유출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두 법인은 산토스 CMI(Santos CMI)와 이피씨 에퀴티스(EPC Equities)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통해 이 두 회사의 지주회사 격인 파나마 소재 S&K홀딩으로부터 각각 2011년, 2014년께 지분 80%를 877억원에 인수했다. 뉴스타파 측은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를 보면 산토스와 이피씨가 영국의 기업등록관청인 컴퍼니 하우스와 영국 국세청에 세금 관련 신고를 하면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라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인수한 회사들”이라며 “산토스는 에콰도르에 소재하는 회사라 영국 당국에 실적 신고를 할 의무가 없으며 이피씨는 각 해외에 있는 현지 지사의 지주회사라 역시 신고할 필요가 없어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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