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이 수백년 이상으로 노쇠화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나무들의 유전자가 영구 보존되고 후계목들이 키워진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8일 문화재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천연기념물 노거수 유전자원을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유전자 은행을 만들고 복제나무를 키우는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유전자원 보존사업이 추진되는 천연기념물 노거수는 제주 산단천 곰솔 등 곰솔나무 6건, 이팝나무 6건, 굴참나무 4건 등 모두 16건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들은 평균나이 350년, 높이 17m, 둘레 4m에 달하는 큰 나무로, 이들이 위치한 마을의 유래와 함께 다양한 역사와 전설이 깃들어 있어 향토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 나무의 유전적, 진화적 특성을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산림과학원은 천연기념물 노거수들이 노쇠화함에 따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여 잎에서 DNA를 채취해 유전자 은행을 만들고, 가지를 접붙여 노거수와 유전형질이 동일한 복제나무를 키우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또 채취한 DNA를 토대로 사람의 지문과 같이 각 나무를 식별할 수 있는 DNA지문을 작성해 불법채취와 훼손시 법적 증거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선조의 삶과 역사가 깃들어 있는 천연기념물 노거수의 유전자원을 후대에 잘 물려주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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