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퀴아오/사진=파퀴아오 트위터 캡처
필리핀이 낳은 권투 영웅 매니 파퀴아오(38ㆍ필리핀)가 고별전을 끝으로 정든 링을 영원히 떠난다.
파퀴아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티모시 브래들리 주니어(33ㆍ미국)를 맞아 공석 중인 세계복싱기구(WBO) 인터내셔널 웰터급(66.68kg) 타이틀전을 갖는다.
당초 파퀴아오는 지난해 5월 맞붙어 석패했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ㆍ미국)와 재대결로 고별전을 화려하게 장식하길 희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역대 최고 대전료인 2억5,000만달러(약 2,878억원)를 걸고 벌인 '세기의 대결'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으로 승리한 메이웨더는 이후 안드레 베르토(33ㆍ미국)마저 꺾고 49전 무패의 대기록을 남긴 채 은퇴했다.
반면 파퀴아오는 오른쪽 어깨 회전근 수술 후 재활치료에 매진해 복귀전이 1년이나 걸렸다. 그러나 상대는 메이웨더 못지않은 숙적 브래들리로 둘은 이미 2번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파퀴아오는 4년 전 브래들리와 첫 대결에서 2-1 논란의 판정패를 당했고 2년 뒤 재대결에서는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설욕했다. 화려한 브래들리의 프로 전적(31승 1무 1패)에 유일한 오점을 남긴 선수가 바로 파퀴아오다. 그의 맞대결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사막의 폭풍'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브래들리는 이번 대결을 자신이 남길 복싱 유산에 관한 싸움이 될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유력지 리뷰-저널과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파퀴아오처럼 슈퍼스타가 되는 것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다만 나는 동시대 최고의 복서 중 하나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결은 유산에 관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이제껏 내가 겪어오고 극복해온 것들에 감탄해마지 않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핀 빈민가 출신인 파퀴아오는 플라이급(50.80kg)에서 시작해 웰터급까지 9체급을 거치며 8개 체급 챔피언 타이틀 보유자이자 사상 최초 8개 체급에서 10번의 타이틀 획득을 기록한 인물이다.
브래들리와 고별전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 파퀴아오는 이후 정치에 전념하게 된다. 파퀴아오는 2007년 임기 3년의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2010년 재도전해 당선됐다. 2013년 재선한 그는 5월 총선에서 임기 6년의 상원에 출마하는데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고별전을 치르는 것이 돼 홍보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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