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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ㆍ자사고가 수시에 유리? 적성 맞다면 일반고가 강해

입력
2016.04.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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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전형이나 특기자전형은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 갖춰진 특목고ㆍ자사고가 이점 있지만

일반고에서 자율동아리 개설 등

주도성 보여주면 역발상 플러스

최근 발표된 주요 대학들의 2018학년도 입시 안을 보면 수시가 80%를 넘어섰고,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 증가해 그야말로 ‘수시대세, 학종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특목고 학생이든 일반고 학생이든 이제 대입에서 수시모집을 떼어놓고, 수능만 열심히 준비해서 정시로 대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수시 비중이 커지다 보니 고입을 준비하는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특목고·자사고를 들어가야 수시에서 유리해진다고 더욱 확신하는 분위기다.‘특목고·자사고가 일반고보다 수시에서 항상 유리하다’는 말은 과연 진실일까.

수시는 크게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실기위주(특기자전형 포함)전형으로 구분된다. 이 네 가지의 전형 중 특목고·자사고가 일반고보다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전형을 고르라고 하면, 대체로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을 꼽을 것이다. 이 두 전형을 제외한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교과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대학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내신성적 관리가 어려운 특목고 및 자사고 학생들은 일반고에 비해 불리하거나, 지원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리고 논술전형의 경우 논술이 갖는 변별력이 높은 전형이라 단순히 고교 유형으로 유·불리를 따지기는 애매한 면이 있다.

그렇다면 요즘 대다수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놓고 조금 더 들여다보자. 비교과(동아리·봉사활동 등 교내 활동)를 중심으로 교과,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 특성상 학생부종합전형은 상대적으로 일반고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외부활동은 기록할 수 없게 되면서 다양한 교외 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했던 특목고나 자사고의 유리함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학생 개인의 노력과 열정은 물론 기본 토양이 되는 교육여건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점 때문에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 특목고나 자사고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특목고나 자사고를 가면 수시 비중이 많이 높아진 현 대입에서 무조건 유리하다더라.’로 멈추지 말고, 다음의 세 가지를 짚어보자.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성공은 결국 고교 내 학업생활과 직결된다. 따라서 고교 선택 시에 자신의 성향에 맞는 학교인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담을 해보면 우수한 대학 진학 실적을 노리고, 특목고·자사고로 진학했다가 결국 치열한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반고로 다시 전학을 간 학생도 있었다. 반대로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내신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반고에 갔다가 분위기에 휩쓸려 페이스를 잃고, 예상만큼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이 사례들은 학생 본인의 성향에 맞는 고교를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둘째로 최근 발 빠르게 수시형 체제로 전환하고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과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우수한 진학실적을 보이는 일반고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 고교유형별 합격현황(시각물)을 살펴보면, 3개년 간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의 합격 비중이 높아졌음을 볼 수 있다. 서울대의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를 100% 반영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50%와 면접 및 구술고사 50%를 반영해 선발하는 전형이다.

일반고 학생이기 때문에 서류에서 특목고, 자사고보다 밀릴 것이라 지레 패배의식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교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열악한 상황이라면 오히려 역으로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자율동아리를 개설하거나 새로운 교내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 제안이나 기획한 경험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마지막으로 매년 발표되는 대학별 전형계획을 세부적으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별 세부 전형 방법을 살펴보면 대학에서 어떤 학생을 뽑고 싶어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잘 살펴보면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분류되더라도 교과의 비중이 서류보다 높은 교과형 학생부종합전형이 있고, 서류평가나 면접 비중이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있다.

예를 들어 2017학년도에는 건국대 KU학교추천전형, 경희대 고교대학연계전형, 학교생활충실자전형, 국민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의 경우 교과 60%와 서류 40%를 반영하고, 대구교대, 진주교대 등의 학생부종합전형도 교과성적이 높은 편이다. 또 최근에 발표된 2018학년도 입시안에 따르면 고려대가 고교추천I전형에서 1단계 교과 100%, 2단계 면접 100%로 선발하고, 한양대는 다른 서류 없이 학생부종합평가 100%로만 선발할 예정이다. 본인이 교과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학생부종합전형들이 있다.

고교 선택에 있어 아직도 고교유형에 대한 선입견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입에서 고입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단순히 고교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고입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교 선택 시 가장 먼저 학생 개개인의 강점, 흥미, 유리한 전형, 진학 후 적응력 등을 꼼꼼히 따져서 실제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흥미를 갖고, 학업생활을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를 반드시 파악해보도록 하자.

우연철ㆍ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
우연철ㆍ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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