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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찾아라” 임상시험 횟수 국내 제약사 중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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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찾아라” 임상시험 횟수 국내 제약사 중 으뜸

입력
2016.04.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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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만 식약처 승인 30건

고도비만·헌팅턴병 신약 눈길

신약개발 경쟁력의 핵심은 임상시험이다. 특정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하는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전 과정 중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든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규모와 절차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설계부터 최종 분석까지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다. 임상시험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제약산업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다.

종근당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가장 많이 하는 제약사로 꼽힌다. 지난해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총 30건의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다. 그만큼 신약 후보물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종근당은 틈새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다국적제약사 제품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 작지만 새로운 시장을 찾는 전략이다.

최근 제약 분야 국제학술지 ‘R&D 디렉션즈’는 ‘글로벌 100대 혁신 신약’의 하나로 종근당의 고도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선정했다. 체질량지수(BMIㆍ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고도비만은 당뇨병이나 심장병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지만 수술 외엔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종근당은 당초 항암제로 개발하려던 물질이 항암 작용은 기대에 못 미치는 반면 몸무게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고도비만 치료제로 방향을 바꿨다. 연구 중 희귀한 유전질환인 프래더-윌리 증후군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2009년 미국 생명공학기업 자프겐에 기술 수출된 이 물질은 현재 호주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단계별로 성과금을 지급한다는 계약에 따라 2014년 650만달러(약 75억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합성된 물질의 구조와 약효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경기 용인시에 있는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합성된 물질의 구조와 약효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류머티스관절염과 염증성 장질환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신약 후보물질도 개발 중이다. 이 물질은 상품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은 이 물질 연구를 중추신경계 질환으로도 확장했다. 그 결과 보행이나 발음 등에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성 뇌질환인 헌팅턴병의 신약이 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헌팅턴병 역시 마땅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신약이 나오면 의료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선 탄탄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수”라며 “지난해 매출액 대비 15.4%인 914억원을 R&D에 투자하는 등 연구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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