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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리/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여자골프에 세계랭킹이 도입된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한국여자골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여자골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시작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6년 2월 넷째 주 처음 도입된 세계랭킹에서 10위 이내 든 한국 선수는 장정(8위)과 한희원(9위) 두 명에 불과했다. 당시 1~5위는 아니카 소렌스탐(46ㆍ스웨덴)과 폴라 크리머(30), 미셸 위(27ㆍ이상 미국), 후도 유리(40ㆍ일본), 크리스티 커(39ㆍ미국)가 각각 차지했다.
이는 한국여자골프의 트로이카로 불리던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와 김미현(39), 박지은(37)의 전성기가 지난 탓이기도 했다. 이들의 최전성기는 대략 1998년부터 2004년까지다. 박세리는 세계랭킹 도입 첫 주 90위에 머물렀다. 직전해인 2005년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여자골프는 2008년 이른바 '세리키즈'의 출현으로 다시 활짝 웃었다. 박인비(KB금융그룹)와 신지애(스리본드)를 필두로 오지영, 김인경(이상 한화) 등 1988년 용띠 골퍼들을 비롯해 최나연(29ㆍSK텔레콤)과 서희경(30), 허미정(27) 등 1980년대 후반생들이 LPGA 투어 우승을 나눠가지면서 한국은 단숨에 여자골프 세계 최강국 중 한 곳이 됐다.
7일 세계랭킹 10위 이내 든 한국 선수는 박인비(2위)와 김세영(5위), 장하나(6위), 전인지(8위), 양희영(9위), 유소연(10위)까지 모두 6명에 달한다. 20위 이내 선수는 9명, 100위 이내 선수는 35명에 이른다. 한국 선수들의 세계랭킹 점유율은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4월 둘째 주와 비교해도 늘었다. 당시 한국 선수는 10위 이내에 3명, 20위 이내에 8명, 100위 이내 35명이었다. 최상위권에 포진한 한국 선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 모양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여자골프는 지난 10년간 세계랭킹과 관련해 빛나는 기록들을 남겼다. 지금까지 세계랭킹 1위에 올라본 선수는 소렌스탐과 로레나 오초아(35ㆍ멕시코),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31ㆍ일본), 크리스티 커, 쩡야니(27ㆍ타이완), 스테이시 루이스(31ㆍ미국), 박인비,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 총 9명이다. 이중 신지애의 기록이 눈에 띈다. 그는 2010년 5월 3일 22세 5일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우뚝 섰다. 리디아 고가 지난해 2월 2일 17세9개월9일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기 전까지 최연소 세계랭킹 1위 기록이었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에 59주 연속 머물며 오초아(158주), 쩡야니(109주), 소렌스탐(60주)에 이어 네 번째로 장기집권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한 한국여자골프는 이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골프는 114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드림팀을 이끌 올림픽 대표팀 수장에는 고(故) 구옥희와 함께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선구자로 불리는 박세리가 올랐다. 199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시작한 한국여자골프의 상승세는 오는 8월 리우 올림픽에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으려 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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