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의 또 다른 이름은 삼둥이 아빠.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음에도 삼둥이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일명 '랜선이모'(삼둥이 팬)들은 종영드라마 KBS1 '장영실' 촬영장에 밥차가 오는 것은 물론 전 스태프를 위한 선물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송일국은 "현장에서 아이돌급 인기라고 할 정도로 대단했죠. 삼둥이 사진 예쁜 것 많이 올려달라고 휴대폰도 최신형으로 바꿔주셨다니까요"라며 허허 웃었다. 황지영기자 <a href="mailto:hyj@sporbiz.co.kr">hyj@sporbiz.co.kr</a>
-삼둥이 인기가 정말 대단하다.
"삼둥이는 인기 많은 줄 모른다. 아이들 사진 올리려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팔로워가 2주 만에 100만이 넘었다. 삼둥이들 해외 팬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반면 걱정도 될 텐데.
"인기는 거품과 같아서 금방 사라지더라. 올 초 인기였던 '응답하라 1988'는 다 사라지고 '태양의 후예'가 난리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자연스럽게 삼둥이도 잊히지 않을까."
-'장영실'은 삼둥이 출산 이후 첫 작품이다.
"삼둥이 덕분에 캐스팅됐다. 예능하면서 이미지가 많이 바뀐 것 같다. 아이들이 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일본에도 판권이 팔렸다.
"깜짝 놀랐다. KBS 사극 역사상 최고가라고 들었다. 사실 나 때문에 일본 판매는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성사돼 뿌듯하다."
-사극인데 CG가 많았다.
"별자리 그리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더라. CG뿐만 아니라 소품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를 비롯한 과학 기술들이 정말 정교해서 조금만 어긋나도 작동을 안 한다. 내가 다행히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역사에는 마차 사고 이후 기록이 없는데.
"배우는 그냥 대본보고 연기하는 거지만 제작진이 힘들었을 거다. 고증도 해야 되고, 이야기도 첨가해야 하고. 여러모로 나는 육체적으로는 편했다."
-정신적으로는 힘들었나.
"그동안 많은 사극에 출연했지만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적은 처음이다. 대사량도 많은데 도통 안 외워지더라. NG를 많이 냈다. 삼둥이 재우고 늦은 밤에 대본보느라 졸려 죽는 줄 알았다. 하하"
-보통 사극은 수염이 고생스럽다던데.
"나이가 흐르면서 점점 수염이 희끗해지면서 길어졌다. 분장팀이 고생했다. 짧아지면 자르면 되는데 이건 반대니까. 나는 분장실 선정 최악의 배우였다. 헤드뱅잉하며 졸다가 깨면 수다떨고 고개 숙여 대본본다. 최고의 배우는 김상경의 몫이었다. 김상경은 완전 미동도 없는 돌부처 스타일이다."
-아쉬움은 없나.
"너무 짧아서 아쉽다. 하다만 기분이다. 보통 50부작을 하는데 이건 절반도 안되지 않나."
-차기작 욕심이 있겠다.
"이왕이면 긴 걸로?(웃음) 삼둥이들이 너무 잘 먹어서 똥오줌 가릴 때가 아니다. 회사에서 잘 잡아줄 것 같다. 대형기획사와는 처음 일하는데 너무 좋다. 진작 옮길 걸 그랬다."
-모자(母子)가 배우라서 좋은 점은 없나.
"사실 어렸을 땐 엄마가 하는 일이 싫었다. 약속도 안 지키고 늦게 들어오셨으니까. 지금 엄마는 정치를 하시지만 한때 같은 길을 걸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삼둥이가 배우를 하겠다면.
"원하는 건 뭐든 지원하려고 한다. 물론 셋 다 배우를 한다면 심각하게 고민해보겠지만 최대한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돕겠다."
-그게 육아의 비결인가.
"육아 책 제안도 왔었는데 내가 육아에 대해 무얼 알겠나. 아내한테 혼나기도 한다. 그냥 삼둥이니까 다른 사람보다 경험치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냥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셋을 키운다는 것 자체로 대단하다.
"아이들 젖병을 하루 종일 닦으면서 '내가 지금 뭐하는 거야'하는 생각이 들던 때가 있었다. 그 때 많은 걸 내려놓았다. 세상이 달리 보인다. 더 너그러워졌고, 책임감은 당연히 커졌다. 최근 아이들 상대의 중범죄 보도가 많아 정말 마음이 아팠다. 이런 사회문제도 한 번 더 보게 되더라."
-삼둥이 근황이 궁금하다.
"지금 다섯 살이다. 나랑 삼둥이랑 서로 먹겠다고 싸운다. 하하. 외장하드에 삼둥이 사진이 가득하다. 가끔 포토샵해서 재미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한다. 사진첩을 낼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연예계 소문난 팔방미인인데.
"손재주 있다는 말을 듣는다. 팀플레이보다 혼자 하는 일을 즐긴다. 운동도 수영, 자전거, 마라톤을 좋아한다. 최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지도자 자격증 3급, 심판 자격증 3급을 보유하고 있다."
-차기작은 액션이면 좋겠다.
"나도 바라는 바다. 진짜 말 타면서 활 쏠 수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무술감독님이 액션에 최적화된 사람이라고 하더라. 신나고 재미있는 작품이면 좋겠다. 액션 노하우를 불살라 보겠다."
사진=이호형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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