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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의 전쟁’ 선포… 탄산음료 등에 ‘고열량’ 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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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의 전쟁’ 선포… 탄산음료 등에 ‘고열량’ 딱지

입력
2016.04.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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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기준 초과 국민 34% …아동ㆍ20대는 2명 중 1명이 ‘과다’

당류 많이 섭취하는 가공식품은 음료수 > 빵ㆍ과자ㆍ떡 > 기타당류 순

2018년부터 탄산음료와 사탕에 ‘고열량 저영양’ 표시 부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음료수 빵 과자 등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 기준 이상으로 많은 당류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처음으로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7~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해 7일 공개한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 섭취 권고 기준(하루 총 에너지섭취량의 10% 이하) 이상으로 당류를 섭취하는 국민이 2013년 기준 34%에 달했다. 2010년에는 30.3%였지만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국민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아부터 20대 후반까지의 당류 섭취량은 심각한 수준이다. 6~11세(46.6%)와 19~29세(46.7%)는 2명 중 1명이 기준보다 많은 당류를 먹었고, 3~5세(45.3%)와 12~18세(44.0%) 역시 40% 이상이 과다 섭취했다. 이처럼 과다섭취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3~29세의 평균 당류 섭취량(2013년 기준)은 모두 기준을 초과했다. 식약처는 당류 섭취 증가 추세를 볼 때 2016년에는 모든 연령대의 당류 섭취량이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특집보기 ▶

당류섭취, 대체 뭐가 문제인가

WHO, 하루 25g 미만 권고…우리나라 20대 59g 섭취

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식품을 통해 먹는 당류(첨가당)의 비율이 1일 총 에너지섭취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예컨대 10~30대 여성의 경우 하루 동안 식사와 간식을 통해 총 2,000㎉ 정도의 에너지를 섭취하는데, 이 중 설탕 등 당류 비중이 10%인 200㎉(양으로는 50g) 이하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10g은 밥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 정도의 양이다. 특히 WHO는 지난해 섭취 기준을 5%(25g)로 낮추도록 추가 권고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평균 당류 섭취량(g)은 크게 늘고 있다. 2007년 가공식품에서 섭취하는 1일 당류 섭취량은 33.1g이었지만, 2013년 44.7g으로 11.6g이나 늘었다. 연령별로는 19~29세가 59g으로 가장 많았고, 12~18세(58.7g) 6~11세(50.9g) 등 아동 청소년의 당류 섭취가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 국민들이 당류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가공식품은 음료류(31.1%)였다. 빵ㆍ과자ㆍ떡류(13.6%)와 설탕 및 기타 당류(12.9%)를 통한 섭취도 적지 않았다. 음료 중에서도 1~5세는 과일ㆍ채소음료, 6~29세는 탄산음료, 30세 이상은 커피를 통해 당류를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음료 사탕에 ‘고열량 저영양’ 딱지 붙는다

이처럼 당류 섭취량이 급증하자 식약처는 2020년까지 국민들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10%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당류 저감 종합계획’(2016~2020년)도 내놨다. 무엇보다 아동 청소년들의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 탄산음료 사탕 등 당류 함량이 높은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에는 이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고열량임을 알리는 표시나 문구 등을 삽입해 소비자들이 고열량 식품을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2018년쯤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내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을 개정해 학교 내 커피 자판기 설치를 금지하고, 학교 및 학원 주변 식품판매점에서는 소용량 음료를 우선 판매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음료 섭취량이 줄어들면 당류 섭취량도 줄어든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키즈카페 과학관 수련원 등 어린이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서 탄산음료 등의 판매제한을 권고할 예정이다.

가공식품 뒷면에 섭취 영양 기준의 몇 %인지 표시

정부는 가공 식품 뒷면에 있는 영양표시에 당류의 ‘%영양성분 기준치’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영양성분 기준치는 제품에 들어있는 영양성분이 1일 섭취 영양성분 기준의 몇 %에 해당하는지를 표시하도록 한 것으로, 그동안 나트륨은 의무 표시 대상이었지만 당류는 아니었다. 당류는 현재 함유량(g)만 표시된다. 정부는 의무 대상을 2017년까지 시리얼류와 코코아가공품, 2019년까지 드레싱 소스류, 2022년까지 과ㆍ채가공품류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현재는 적정한 당류 섭취량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품에 ‘저당’ 등을 표시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당을 줄인’ ‘저당’ 등의 표시ㆍ광고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국민 스스로 당류 섭취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개인 영양관리 스마트폰 앱인 ‘칼로리코디’를 제공하고, 당류 섭취량과 만성질환과의 관련성 등에 관한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구결과 당류 섭취기준을 초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발생 위험이 39%, 고혈압 발생 위험이 6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국민은 당류에 대한 인식과 입맛을 개선하고, 산업계는 당류를 줄인 식품들의 생산ㆍ유통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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