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유ㆍ도선 민관합동점검
녹슨 배전반 등 75건 적발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서해 유선ㆍ도선에 대한 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안전시설이 부족하거나 관리가 부실한 사례가 무더기로 드러났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는 국가 안전대진단 계획에 따라 지난달 5~31일 인천 평택 태안 보령의 유ㆍ도선 132척과 선착장 40곳에 대한 민관합동점검을 벌여 75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중 52건은 현장에서 시정 조치가 이뤄졌고 나머지 23건은 4월 중 바로 잡도록 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중부해경본부에 따르면 경기 평택 C카페리에 비치된 일부 구명조끼는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어 오렌지색이 많이 바래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구명조끼는 해상에서 눈에 잘 띄도록 오렌지색이어야 하지만 색이 바래 하얬다”며 “구명조끼의 경우 내구연한 규정이 없지만 보통 30년이 지나면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천 K호는 구명환의 구명줄로 규격보다 얇아 위급 상황 시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는 빨랫줄을 쓰고 있었다. 평택의 카페리는 갑판에 승인 받지 않은 벤치를 설치했고 LPG통을 통풍도 안 되는 나무상자에 보관했다. 충남 보령 D크루즈는 주갑판의 객실 유리가 파손된 채로 운항 중이었고 선령이 30년이 된 K호는 기관실 배전반 단자가 부식돼 화재 위험이 있었다.
적발된 사례 중에 69건은 화재 감지 센서, 소화기 미비 등으로 시설 보강 조치가 취해졌다. 차량 등의 추락을 막는 방지턱이 파손됐거나 부두 옹벽에 균열이 발생한 선착장 6곳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보수ㆍ보강을 요청했다. 인명구조요원 자격이 없는 선원을 채용하거나 선내 비상훈련을 규정대로 실시하지 않은 경우도 적발돼 시정 조치됐다.
이번 점검에는 지자체와 선박안전기술공단, 항만공사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해경 관계자는 “비상탈출경로를 승객이 알기 쉽게 표시하거나 출항 시 TV 안내방송을 통해 안전에 대한 승객 관심을 유도하는 모범사례도 있었다”며 “국민들의 높아진 안전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사업자에게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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