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세돌
흑 알파고
<장면 9> 이번 제2국에서는 알파고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온 반면 이세돌은 차분하게 집 차지 바둑으로 일관해서 중반을 넘어서자 어느덧 매우 미세한 계가바둑이 돼 버렸다.
알파고가 1로 중앙을 지켰다. 무척 두터운 자리다. 반대로 이 부근을 백에게 선수 당하면 흑 대마 전체가 불안해진다. 이런 곳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게 알파고의 강점이다. 그러자 이세돌이 2로 백 대마의 안전을 돌봤다. 다음에 흑이 우상귀를 지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끝내기 수순을 밟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때 알파고가 슬그머니 3으로 중앙을 건드렸다. 물론 그냥 이어주면 그만이다. 한데 여기서 이세돌이 10분 이상 장고를 하다가 과감히 손을 빼서 4로 우상귀에 쳐들어갔다. 이쪽이 중앙보다 더 크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결국 알파고가 5부터 8까지 선수로 처리한 후 9로 중앙을 접수해서 순식간에 엄청난 바꿔치기가 일어났다.
하지만 이 바꿔치기는 백이 좀 불만스러워 보인다.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수를 잡은 백이 우변을 A로 넘어간다면 집으로는 굉장히 미세한데 흑이 두터운 느낌이라서…”(홍성지 9단)
13 때 고분고분 <참고도> 1로 이으면 백 대마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14로 한 발 물러선 게 좋은 수다. 15로 끊겼지만 20, 22를 선수한 다음 24로 두면 중앙 백돌을 다시 연결할 수 있다. 흑B로 끊어도 백C부터 G까지 오히려 흑돌이 잡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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