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경선주자들 간 후보 다툼이 갈수록 격해지면서 경선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본 노선과 공약에 대한 관점 차이는 물론, 경선 과정에서 쌓인 앙금까지 더해지면서 민주ㆍ공화 양당 지지자들이 본선 국면에서 분열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맥클래치-마리스트 여론조사(3월29∼31일ㆍ1,297명)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버몬트) 지지자의 69%는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승리해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지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25%는 경선 결과에 관계없이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 중 14%는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클린턴 전 장관보다는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미 언론들은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상대 진영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도널드 트럼프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내 주류 진영이 노골적으로 반대하면서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당 지도부가 개입하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가 열리고, 여기서 트럼프가 대의원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도 낙마할 경우 일은 더욱 커진다. 그가 불복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의 이런 복잡한 내부 상황을 거론하며 “공화당의 대선 패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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