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4월 7일

조립 블록 완구기업 ‘레고 LEGO’의 창업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이 1891년 오늘(4월 7일) 덴마크 빌룬트(Billund) 북부 필스코프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의 열 번째 아들. 간신히 고등학교를 마친 뒤 목수 일을 배워 처음 연 목공소는 아이들의 불장난으로 불탔고, 다시 취업해 번 돈에 빚까지 얻어 목공소를 새로 열었을 땐 대공황이 터졌다. 그는 파산 직전에 몰렸고, 아내와도 사별했다. 1932년, 41세의 그에게 남은 건 전기요금 대기도 버거운 작업장과 은행 빚, 그리고 네 아이뿐이었다.
목수인 그가 주로 만들던 건 생활 소품과 가구였고, 당시엔 당연히 주문 제작이었다. 일도 돈도 없던 그는 어느 날 작업장 자투리 나무들로 아이들에게 줄 오리를 깎기 시작했다. 그 나무 오리에 동네 아이들이 반색했고, 그는 널린 나무토막과 널린 시간으로 온갖 장난감을 만든다. 동물, 미니어처 집, 가구…. 1934년 그가 작업장에 새로 내건 간판이, 덴마크어 ‘Leg Godt(영어론 play well)’의 첫 두 글자를 따 만든 ‘LEGO’였다. 그는 완구제작업자가 됐다.
47년 올레는 덴마크 최초로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를 사들여 합성수지 완구를 출시했고, 레고는 금세 200여 종의 나무ㆍ플라스틱 완구를 생산하는 완구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 같은 조립식 블록은 셋째 아들 고트프리드(Godtfred, 1920~1995)의 아이디어였다. 42년 무렵부터 아버지 일을 거들던 그는 50년 나무쌓기에서 응용한 플라스틱 블록 시제품을 제작했고, 1958년 조립 안정성을 고심하던 끝에 똑딱단추 원리의 블록을 만들어냈다. 그 해 66세의 올레 크리스티얀센은 심장 마비로 별세했다.
레고는 변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유아를 위한 듀플로 시리즈(67년), 회전축과 모터까지 달린 테크닉 시리즈(77) 마인드스톰 로봇 시리즈(98년)…. 스타워즈, 해적선, 캐슬 등 주제별 다양한 시리즈와 테마파크 레고월드, 놀이교재 연구 등 사업 다각화.
달라지지 않은 건 고트프리드가 정한 레고 철학, 즉 ‘안전하고 완전하고 평화로운 완구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한다. 자식을 위해 나무오리를 깎던 아버지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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