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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넥슨 주식을 누가, 왜 헐값에 팔았나

입력
2016.04.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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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정주 승인 없으면 거래 안 돼

친분 탓 주식 취득 막지 않은 듯

공직자윤리위, 진경준에 소명 요구서

5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로 게임사 밀집 지역의 넥슨 사옥의 모습. 뉴시스
5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로 게임사 밀집 지역의 넥슨 사옥의 모습. 뉴시스

2005년 진경준(49)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투자를 권유한 박성준(49)씨는 6일 “미공개 정보라든지 불법적인 시세 차익 이런 건 무슨 말인지 이해도 잘 되지 않는다”며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친구인 김정주(49) 넥슨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가 전망이 좋아 투자한 것이지 일본 상장이나 액면 분할 계획 등 넥슨 내부 정보는 몰랐다는 이야기다.

그의 해명에도 진 검사장, 김상헌(53) 네이버 대표, 박씨 등에게 넥슨 주식을 누가, 왜 헐값에 팔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김 대표는 “한 주당 4만원대에 샀다”고 했고, 박씨는 “나를 비롯해 진 검사장, 김 대표가 같은 금액으로 매입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넥슨 주식을 매입한 2005년엔 주당 10만원에도 주식을 사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들은 반 값도 안 되는 가격에 매입했다.

주식을 판 사람에 대해 박씨는 “10년도 더 된 일이어서 넥슨 직원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지만 김 대표는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그는 “넥슨 임직원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넥슨 초기에 회사에 도움을 줘서 주식을 받았다고 들었다,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 때문에 급하게 팔려 한다는 말을 박씨에게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들이 구입한 넥슨 주식은 1인당 1만주씩 3만주, 비슷한 시기에 매입한 이모씨의 1만주까지 합쳐 총 4만주나 된다. 당시 넥슨 주식을 거래하려면 김 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외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주식을 이들 3인방은 별 어려움 없이 싸게 매입할 수 있었다. 이들은 서울대, 하버드대 대학원 동문들로 김 회장과도 각각 친분이 있는 사이다. 진 검사장과 박씨는 서울대 86학번 동기고, 김 대표는 4년 선배인 82학번이다. 박씨는 하버드대에서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진 검사장은 1998~99년, 김 대표는 1999~2000년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공부했다.

진 검사장은 주식을 취득하기 전 서울대 동기인 김 회장에게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LG 구조조정본부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김 대표가 네이버로 옮기는데 김 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친분 때문에 게임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이들의 넥슨 주식 취득 사실을 알면서도 이례적으로 막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인방에 대한 특혜 의혹이 깊어지면서 넥슨은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6일 진 검사장에 대한 소명 요구서를 발송했다. 위원회는 진 검사장에 대한 심사부터 최우선적으로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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