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대기업 사업 공약화 논란
국민의당선 “5공식 발상” 비난
더불어민주당이 6일 삼성그룹이 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인 ‘미래 자동차 산업‘을 광주에 유치해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양향자 플랜’을 발표했다. 텃밭 광주에서 국민의당에 밀리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 미래차 산업 광주 유치’를 중앙당 공약으로 승격하고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3조원의 투자유치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이 같은 일은 더민주만이 할 수 있고 ‘작은 정당’은 할 수 없다고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원래 이 공약은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광주 서구을) 후보가 제시한 것이다. 광주의 최대 현안인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해외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타격을 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사업 유치로 상쇄하겠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1월 광주사업장의 3개 라인 중 김치냉장고 라인을 베트남 호치민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연 매출 4조8,000억 원, 광주지역 총생산의 17.5%, 연간 법인세 300억 원에 이르는 사업장의 이전은 지역 경제에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정당이 판세를 바꾸려고 특정 대기업의 사업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민주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광주 8개 지역구 가운데 7군데에서 국민의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더구나 당사자인 삼성 측은 “전장사업은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로 구체적 추진 방안과 투자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각 정당의 개별 공약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업적 선택이 어느 한 정당을 지원하는 결과가 되는 상황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를 일주일 남겨놓고 급조된 선심성 공약”이라며 “이렇게 해서 표를 얻는다고 생각하면 시대착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정치가 시키면 기업이 무조건 따라 갈거라 생각하는 5공식 발상”이라고 했다. 양 후보와 대결을 펼치고 있는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광주 혁신형 사이언스 파크 조성 등을 통해 2020년까지 3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