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배양ㆍ유전자 조작 등
첨단기술 총동원해야
신약 버금가는 임상시험에
다국적 제약사 장벽도 높아
최근 경쟁자 ‘바이오베터’ 등장
혈액이나 단백질 등 생체에서 얻은 물질로 만든 생물 의약품을 복제해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공정은 최신 생명공학 기술의 집합체다. 일반적인 화학합성 의약품을 복제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흔히 제네릭이라고 불리는 화학 의약품 복제약은 정해진 화학반응을 거쳐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약효나 부작용도 오리지널과 같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허가 절차에서 임상 시험을 생략해도 된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원료인 생체 물질이 워낙 불안정한데다 살아 있는 세포를 배양하거나 유전자를 조작하는 등의 첨단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 제조 과정이 무척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제조 설비도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처럼 엄격한 기준을 맞춰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도 약효나 부작용이 오리지널과 100% 같지 않기 때문에 신약에 버금가는 임상시험까지 거쳐야 한다. 개발 후 오리지널과 얼마나 동등한지를 두고 논란이 생길 우려도 있다. 오리지널 특허를 갖고 있는 다국적제약사들의 다양한 방어 전략도 큰 장벽이 된다. 결국 기술력과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셀트리온은 지난 7년여 동안 램시마 연구개발에 3,000억원을 들였다. 바이오시밀러 제조용 특수 설비에도 7,000억원을 투자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초기다 보니 국내는 물론 선진국에도 관련 허가 절차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각국 허가당국과 동시 다발적으로 문의하고 협의하면서 절차를 체계화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쟁자도 등장했다. 오리지널 생물 의약품을 기반으로 만들지만 ‘복제’하는 게 아니라 효능이나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선’하는 의약품을 일컫는 ‘바이오베터’가 주목받고 있다. 화학 의약품을 개선한 개량 신약과 비슷한 개념이다. 한창 시장을 확장 중인 바이오시밀러에게 바이오베터는 위협적인 존재다. 오리지널보다 뛰어난 바이오베터가 나오면 바이오시밀러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베터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독자 특허를 인정 받는 것도 강점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이 기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더 성장시키기 위해 자사 제품의 바이오베터를 개발 중”이라며 “생물 의약품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차별화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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