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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환자 5만8000명 임상시험으로 신뢰감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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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환자 5만8000명 임상시험으로 신뢰감 높였다

입력
2016.04.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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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제약시장 新강자로

램시마 71개국서 허가 받아

유럽선 시장 약 20% 점유

오리지널보다 가격 40% 저렴

철저한 준비로 美시장 공략

2014년 美 FDA 허가 신청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무효화

美 의료재정 부담에 허가 내줘

서정진의 뚝심 리더십

블록버스터급 생물의약품

2020년까지 특허 만료 간파

업계 의구심 털고 램시마 생산

셀트리온이 5일(현지시간) 생물 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외 제약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램시마의 판매가 가능해진 데다 최초의 항체 의약품 바이오시밀러로서 시장 선점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이로써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세계 71개국에서 허가를 받게 됐다.

사실 램시마의 경쟁력은 이미 입증된 상태다. 지난해부터 판매에 들어간 유럽에선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를 위협하며 불과 9개월 만에 20% 점유율을 차지했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환자 5만8,000여명의 대규모 임상시험 자료를 바탕으로 현지 의료진의 신뢰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런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점유율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이다.

이 같은 상품성을 인정받은 램시마의 미국 시장 진출은 2년 전부터 진행됐다. 셀트리온은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하고 레미케이드 특허 무효화와 추가 임상시험,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동시에 진행했다. 공방이 계속돼온 레미케이드의 특허는 미국 특허청의 결정으로 2014년 만료됐다. 호재를 만난 셀트리온은 환자 5,800여명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까지 진행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준비했다. 세계 생물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공략은 셀트리온에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였다.

시장성도 충분하다. 생물의약품이 싼 우리나라에선 레미케이드의 판매 가격이 39만원대다. 램시마는 이보다 5%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에선 레미케이드의 가격이 800달러(약 93만원)에 달한다. 램시마는 이 보다 30~40% 저렴한 가격으로 팔릴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가격이 30%만 내려가도 의료 당국 입장에선 1조5,000억원의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어 램시마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이 쉽지는 않았다. 미국엔 특허를 가진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가 많다. 미국 정부 입장에선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 특히 사용하는 약을 보험자가 결정할 수 있는 미국에선 저렴한 복제약이 나올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이 크게 잠식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재정 부담이 늘면서 미국 역시 자국산업 보호만 고수하긴 어려웠다. 결국 지난해 ‘작시오’에 이어 램시마에도 허가를 내주게 됐다.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 사장이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 사장이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셀트리온의 미국 입성은 월급쟁이에서 대기업 총수로 올라선 서정진 회장의 뚝심경영이 이뤄낸 신화다. 삼성전기와 한국생산성본부를 거쳐 30대에 대우그룹 임원으로 발탁됐다 외환위기 때 그룹 해체로 월급쟁이 생활을 마감한 서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을 세웠다. 블록버스터급 생물의약품의 특허가 2020년까지 줄줄이 만료된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시작했다.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만들어 국내 허가를 받은 4년 전만 해도 업계에선 램시마의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결국 그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세계 생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2년 약 1,570달러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16.4%를 차지했다. 올해는 20%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셀트리온이 강점을 갖는 항체의약품은 전체 생물의약품 시장의 3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선전에 힘입어 이달부터 대기업으로 지정됐고, 서 회장도 ‘자수성가형’ 1조원대 자산가로 변신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앞으로 4개가 더 나올 예정이다.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을 복제한 ‘트룩시마’는 지난해 유럽 허가를 신청했고,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을 본딴 ‘허쥬마’는 올해 신청 예정이다. 로슈의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과 애브비의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김 사장은 “5개 바이오시밀러로 향후 세계시장에서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램시마의 성공에 자극 받은 국내 여러 기업들은 잇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램시마와 같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의 유럽 허가를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선 첫 번째 제품 이외의 후발주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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