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베테랑 선거전문가 머나폿 영입은 중재전대 대의원 관리 포석”
크루즈 “양자대결이면 중재 전당대회 찬성”
도널드 트럼프가 5일 위스콘신 주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2016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구도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7월 전당대회가 ‘중재 전당대회’가 된다면, 트럼프-테드 크루즈(텍사스 주 상원의원) ‘양강 구도’대신 두 후보와 공화당 지도부가 내세울 제3 후보가 맞붙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CNN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반 트럼프’연대를 모색해온 공화당 지도부와 크루즈 진영은 물론이고, ‘선두 주자를 흔드는 꼼수’라며 반대해온 트럼프 진영도 중재 전당대회 개최를 각오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캠프가 최근 공화당 진영의 베테랑 선거전문가인 폴 머나폿을 영입한 건 중재 전당대회에서의 대의원 관리를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크루즈 진영은 ‘중재 전당대회’가 트럼프-크루즈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도록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크루즈 의원은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제3의 인물을 내세우면 폭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나와 트럼프를 놓고 대의원들이 재투표하는 방식이라면 ‘중재 전당대회’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크루즈 진영이 트럼프 쪽 대의원 포섭 작업에 이미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는 물론이고 ‘독불장군’ 크루즈 의원까지 배제하는 해법을 모색 중이다. 폴 하원의장에게 중재 전당대회에서 ‘제3의 후보’로 나서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라이언 의장은 아직 부정적이지만, 지난해 하원의장 직을 수락할 때도 처음에는 거부 의사를 밝혔던 만큼 번복 가능성도 있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 라이언 의장 같은 ‘제3 후보’ 가운데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중재 전당대회는 공화당의 내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 모두 TV토론에서 상대방이 후보가 될 경우 이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나 크루즈 대비 평판이 좋은 라이언 의장이 대타로 나서더라도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와 크루즈를 지지했던 상당수 유권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공화당의 고민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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