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경고 그림이 담뱃갑 상단에 부착돼 나가면 골목 상권도 무너질 것이다.”
우제세(사진) 한국담배판매인중앙회 회장은 최근 보건당국에서 공개한 흡연 경고 그림과 관련, 6일 이렇게 말했다. 우 회장은 “담배 판매는 큰 이익이 남는 건 아니지만 회전율이 좋아 소매상들에겐 보장된 현금 창출원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혐오스러운 사진이 부착된 담배는 담배 자체 판매량은 물론 다른 제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혐오스러운 담뱃값 사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비교적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소매상들이 될 것이란 게 그의 우려이다.
우 회장은 이어 담배 소매상들의 정신적 피해도 간과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협회에 등록된 담배 소매상들은 13만여명이지만 그 가족들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까지 포함하면 담배 판매와 관련된 당사자는 약 100여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이 담뱃갑 상단에 부착될 끔찍한 그림으로 매일 정신적 고통을 받아야 하는 문제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회장은 특히 정부 재정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온 담배를 불법 제품인 것처럼 몰아가는 당국의 방침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에서 담배로 거둬들인 세수는 11조489억원이나 된다”며 “이렇게 국가 재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데도 흡연자를 마치 죄인처럼 취급하는 정부 당국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경고 그림을 담뱃갑 상단이 아닌 하단으로 내려 배치할 것과 경고 그림 시안도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나치게 혐오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재선정해 줄 것을 관계 당국에 촉구한 상태다.
중앙회는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장외 투쟁은 물론 법적 소송 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우 회장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정부 여당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소송 등도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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