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경렬, 김성주, 김성환, 박진포, 조영철, 김성준, 이용/사진=상주 상무 제공.
소매치기범을 잡은 상주 상무 선수들이 경찰서로부터 감사장과 함께 신고보상금을 받는다.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문경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6일 본지와 통화에서 "소매치기범을 잡는 데 공로를 세운 상주 선수들 7명과 민간인 1명에 대해서 오는 11일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며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고보상금도 지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선행의 주인공은 상주 소속 이용(30)과 김성환(30), 박진포(29ㆍ이상 상병), 김성준(28), 김성주(26ㆍ이상 일병) 이경렬(28), 조영철(27ㆍ이상 이병) 등 7명과 민간인 1명이다.
지난 3일 오전 문경 시내로 외출을 나간 이들은 오전 9시쯤 한 할머니의 "도와달라"는 외침을 들었다. 상주 선수 7명은 점촌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할머니의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범인을 본 후 곧바로 뒤쫓았고 약 100m 추격 끝에 범인을 붙잡았다. 범인은 선수들의 빠른 발에 도주를 포기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도착하자 선수들은 검거 경위를 설명하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선행은 4일 군복 좌측에 '국군대표선수'라는 부착물을 기억하고 있던 한 경찰이 부대에 확인하면서 대외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가방을 되찾은 할머니는 "당시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조영철은 "국군의 사명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군인다운 일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평소 단련한 체력과 운동기술이 소매치기범 검거에 많은 도움이 됐다. 국군대표선수란 자부심과 패기, 투지로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겸손해했다.
문경국군체육부대는 국군의 위상을 드높인 7명의 선수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에게 포상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비슷한 일은 지난 2013년에도 있었다. 그 해 10월 당시 포항 스틸러스 소속이던 신영준(27ㆍ상주 상무)은 팀의 FA컵 우승 후 휴가를 받아 고향 부산을 찾았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새벽에 귀가하던 중 신영준은 성폭행 미수범을 발견, 추격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신영준의 선행과 관련해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후 선행상을 시상했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소매치기범을 붙잡은 상주 선수들에게 시상 등을 검토 중이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조만간 논의의 진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선행은 팬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하는 한편, K리그의 이미지 제고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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