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다르다. kt가 더 큰 희망을 품는 이유다.
kt는 올해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다. 출발이 좋다. 3명의 외국인 투수는 첫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개막 후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승리를 거둔 팀은 10개 구단 중 kt밖에 없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더욱 의미 있는 출발이다. kt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로 속앓이를 했다. 옥스프링과 시스코, 어윈으로 외국인 투수를 구성했지만 시스코는 17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만 기록한 뒤 교체됐다. 어윈 역시 12경기 1승7패 평균자책점 8.68으로 고전하다가 시즌 중 떠났다. 지난 시즌 개막 후 11연패로 어려운 시작을 한 데는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에이스가 없던 것도 한 몫 했다. 기대를 걸었던 외국인 투수들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kt는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많이 플러스가 된 것 같다. 외국인 투수들이 작년에 비해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외부의 시선을 바꿔놓을 만큼 힘이 생겼다. 올해 kt에 새롭게 합류한 마리몬은 지난 1일 SK와 개막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첫 승을 챙겼고, 3일 피노는 SK를 상대로 6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SK에서 뛰다 방출된 뒤 올 시즌 kt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밴와트는 5일 삼성전에서 5이닝 1실점(비자책)을 거둬 승리를 따냈다. 3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kt의 돌풍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kt 외인들의 호투가 주는 또 다른 기대는 유망주를 키울 기회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올해 엄상백과 정대현, 정성곤을 1군에서 꾸준히 기용하며 선발 투수로 키울 예정이다.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다. kt는 올해까지만 외국인 선수를 4명 둘 수 있는 신생팀 특혜를 받는다. 내년부터는 다른 팀과 똑 같은 조건에서 외인 선수를 두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 토종 선발들의 수준을 끌어 올려놔야 한다. 외인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잘 버텨준다면 토종 투수들도 당장 팀의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피칭에만 전념할 수 있다. 조범현 감독은 “육성과 성적을 다 잡으려니 힘들긴 하지만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빠진다. 이렇게 준비를 해야 내년, 내후년에도 팀이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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