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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불법비자 잡으려고 ‘가짜 대학’으로 함정수사

입력
2016.04.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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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민당국이 가짜로 만든 노던 뉴저지대 홈페이지. 로이터 연합
미 이민당국이 가짜로 만든 노던 뉴저지대 홈페이지. 로이터 연합

허위 비자를 받아 체류기간을 늘리는 외국인들에 넌더리 난 미국 정부가 함정수사를 위해 ‘가짜 대학교’를 만들어 학생비자를 불법 거래해온 브로커 21명을 최근 일망타진했다. 이들 중개상은 발급조건이 까다로운 취업비자를 대신해 학생비자를 발급받고자 하는 외국인 혹은 이민자를 대학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챙겨온 혐의를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국은 불법 비자 브로커를 유인하기 위해 직접 ‘노던 뉴저지대학교(The University of Northern New Jersey)’를 만들어 2년 넘게 운영했다. 이민세관국은 2013년 뉴저지 주 크랜퍼드에 가짜 대학 사무실을 개설하고, 홈페이지를 열어 회계와 마케팅 등 경영학 관련 학위과정에 특화한 대학이라고 홍보를 시작했다. 학생비자를 연결해 돈을 벌려는 비자 중개상들을 유인하기 위한 비밀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브로커들은 이내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미국 비자가 만료된 중국, 인도 등 아시아계 학생들을 미 정부의 가짜 대학(노던 뉴저지대학)과 연결시켜줬다. 미국에 머물며 직장을 찾으려는 이들 외국 학생은 취업비자보다 손쉽게 학생비자를 발급해준다는 브로커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미 당국이 놓은 가짜 대학의 함정에 빠진 외국인 학생은 무려 1,076명에 달한다고 NYT는 전했다.

미 연방정부가 직접 나선 이 함정수사를 통해 불법 비자연장으로 직원들을 묶어두려는 고용주들도 덜미가 잡혔다.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정보통신업체를 경영하는 콰짐 아바스(41)는 6,000달러(약 700만원)를 내는 조건으로 가짜 대학에 비자 20개를 요구했다. 그는 직원들의 비자 연장을 위해 추가로 1만7,750달러(약 2,000만원)를 브로커에게 지급했다가 결국 미 당국에 붙잡혔다. NYT는 “외국인 구직자들이 이번에 적발된 허위 비자를 통해 페이스북과 애플, 모건 스탠리 등 유명회사에 취업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 이민당국은 적발된 브로커들을 처벌하는 한편, 불법비자를 발급받은 학생들에 대해서도 비자를 취소할 계획이다. 수사를 지휘한 폴 피쉬맨 검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브로커를 통해 허위 비자를 손에 넣은 사람 중 테러 조직원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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